‘더 이상 전쟁은 그만! Never again War!’

‘더 이상 전쟁은 그만! Never again War!’
‘위안부 여성들을 위한 정의를! Justice for Comfort Women!’

2020년 8월 14일, 지난 금요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1.5 미터 간격을 표시한 지점 위로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태울 듯한 한낮의 햇빛이 지나간 자리, 가장 먼저 브란덴부르크 문을 따라 일본인 여성들이 줄을 지어 섰다. 이들은 태평양 전쟁 당시 위안부로 고통을 당한 아시아 여성들의 얼굴과 이야기가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그 앞으로는 한국 여성들이 “군사주의적 성폭력에 반대한다(Gegen militarisierte sexualle Gewalt)”는 현수막을 들고 섰다. 다양한 이유로 독일에 이주해 살고 있는 이 여성들은 수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고 일본 정부의 전쟁 피해 보상과 위안부 여성들에 대해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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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란덴부르크 문 파리저 광장에서 진행된 8번째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침묵 시위 현장. 참가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지켰지만, 어느 때보다 더욱 위안부 여성들의 정의를 기원하는 마음은 하나로 모아지기 충분했다. ⓒ Eunae Anna Jo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올해로 8번째 평화시위에서 울렸던 외침은 그 어느 해보다 조용하지만 강력했다. 독일어로 이 평화시위라는 말은 “침묵시위(Mahnwache)”라고도 불리는데, 올해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모든 참가자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약속했다. 구호와 합창은 손말을 사용하는 조혜미 씨를 따라 아름다운 손말과 눈빛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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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이자 활동가인 조혜미 씨와 유학생 임다혜 씨가 아름다운 손말로 시위에 모인 사람들의 손짓과 눈짓을 이끌어 냈다. 조혜미 씨의 손말 시범에 따라 모두 “더 이상의 전쟁은 그만” “여성의 몸은 전쟁터가 아니다” “위안부 여성을 위한 정의” 라는 손말을 배웠다. ⓒ Eunae Anna 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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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 여성을 위한 정의” 라는 손말을 배워 함께 하는 하는 사람들. 한민족유럽연대(Korean Women’s International Network in Germany) 그룹은 재독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독일 내 민주화 운동, 통일운동, 노동운동, 여성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모임이다. ⓒ Eunae Anna Jo

사회를 맡은 코리아 협의회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협의회(AG Trostfrauen in Korea Verband e.V)의 한정화(Nataly Junghwa Han) 씨와 투 응우옌(Thu Nguyen) 씨는 태평양 전쟁이 끝난 지 75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은 위안부 문제와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살해와 폭력이 지금 당장 해결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 날 시위에 함께한 사람들과 단체들의 연대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시위에 함께한 대부분의 단체가 베를린 또는 유럽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여성 단체들이다. 일부는 국가나 민족을 대표해 활동하기도 하지만 국적과 민족에 상관없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가부장제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성에 대한 억압의 역사는 만국 공통이다. 2020년 ‘여성살해와 성폭력에 대항하는 자기 결정’ 액션위크에 참여한 여성들은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여성 그룹뿐만 아니라 중동의 아프가니스탄, 쿠르드, 야지디 여성 그룹, 수단 등 아프리카 여성 그룹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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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을 위한 정의”라는 펫말을 들고 있는 쿠르드 여성위원회 그룹 데스 단(Dest Dan e.V.)의 수산나 로스링(Susanne Roßling)과 야지디 여성의 상징 깃발을 들고 있는 야지디 여성위원회(Ezidischer Frauenrat e.V.)의 누지안 규나이(Nujivan Gunay)
ⓒ Eunae Anna Jo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유럽 및 백인 여성 그룹도 함께 했다. 통계에 따르면 유럽 여성 3명 중 1명이 신체 폭력 또는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고, 독일 여성의 경우 4명 중 1명이 이에 해당한다. 독일에서만 매 시간 13명의 여성들이 배우자나 애인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으며, 이것은 2018년에는 약 11만 4천 건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유럽이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 성평등 국가라고 누가 말했던가. 

2020년 현재 유럽은 여전히 여성혐오와 인종차별, 내셔널리즘과 파시즘, 독점 자본주의와 권위적인 민주주의, 뿌리박힌 가부장제와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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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네셔널 여성 그룹인 함께 투쟁(Gemeinsam Kampfen)의 활동가 루(Lu) 씨는 “페미니즘은 자본주의와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한다. 서구의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는 여성들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었으며 권위적인 민주주의와 가부장제 논리는 남성이 아닌 모든 성들을 억압해 왔다.” 고 발언했다. ⓒ Eunae Anna Jo

야지디 여성위원회(Ezidischer Frauenrat e.V.)의 누지안 규나이(Nujivan Günay) 씨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IS(이슬람 국가)가 2017년 8월 이라크 쉥갈 지역에서 일으킨 야지디인 학살을 규탄하며, 이 과정에서 살해당하거나 성노예로 붙잡혀 고통당한 여성들과 소녀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을 강조했다. 터키 군대가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터키의 점령 전쟁에 대항하는 쿠르드 여성 그룹인 로자바 수호 여성(Women Defend Rojava)의 미치(Michi) 씨는 가부장제의 전형인 전쟁에서 여성과 아이들을 지켜내야 하며, 전 세계의 여성들이 연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수단 부흥을 위한 여성들(Women of Sudan Uprising)의 미헤라(Mihera) 씨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한다.”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1989년부터 2019년까지 알바시르(Al-Bashir) 독재체제 하에 있었던 수단은 지난 10년간 지독한 내전을 함께 겪었다. 남수단의 누바 베르그(Nuba-Berge) 등지에서 정부 군에 의한 여성학살과 성폭력이 자행됐다. 독일과 수단을 뿌리로 둔 미헤라 씨는 새로 수립된 수단 정권에서 지난 독재와 내전 동안 발생했던 피해를 제대로 밝히고, 생존 여성들에 대한 보상과 보호, 독일과 국제적인 연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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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단 부흥을 위한 여성들(Women of Sudan Uprising)의 미헤라(Mihera) 씨는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성이지만 수단 여성들의 민주화 운동과 해방운동에 함께하고 있다. ⓒ Eunae Anna Jo

이밖에도 이번 침묵시위에는 독일에서 가장 강력하게 전 세계 전쟁 지역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과 소녀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정치적으로 보호하는 활동을 하는 메디카 몬디알레(Medica Mondiale)와 박해받는 소수 민족과 소수 종교, 원주민 공동체를 위해 일하는 위협받는 인권단체인 민족을 위한 사회(Gesellschaft für bedrohte Völker e.V.,GfbV)도 함께 했다. 

GfbV의 대표 한노 쉐들러(Hanno Schedler)는 “일본 정부는 사과를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과오를) 기억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외교를 통해 전 세계 도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과는 열린 사회에서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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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협받는 민족을 위한 사회(Gesellschaft fur bedrohte Volker e.V.)의 한노 쉐들러(Hanno Schedler) 대표는 소녀상 건립을 방해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 비판하면서, 일본은 자신이 국제적으로 맺고 있는 자매 도시들에 소녀상을 건립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열린사회에 역사를 기억하는 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 Eunae Anna Jo

올해 8월 14일 세계 위안부 기림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 파리저 광장을 꽉 채운 것이 있었다. 우리의 목소리는 입과 코를 막은 마스크 밖으로 나와 합쳐지지 않았지만, 손짓과 몸짓, 눈짓으로 전해지고 이어지는 “연대(Solidarity)의 기운”이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으로부터 여성과 아이들을 지켜내겠다는 독일 화가 케테 콜비츠(Käthe Kollwitz, 1867-1945)의 의지였고, 1991년 8월 14일 더는 전쟁 피해자임을 숨기지 않고 목소리를 낸 김학순(1924-1997)의 용기였고, 성폭력에서 생존해 미투 운동을 이끌어 낸 나 자신이었다. 작년 독일에 도착한 용이(‘용감한 이’란 뜻을 가진 소녀상) 또한 브란덴부르크 문 뒤에서 비추는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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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의 케테 콜비츠 뮤제움(Kathe Kollwitz Museum)에 전시되어 있는 콜비츠의 그림. 콜비치는 1914년 1차 세계대전에서 첫째 아들 페터를 잃었다. 1924년 그녀가 그린 “다시는 전쟁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Nie wieder Krieg!)”는 그림은 전쟁 반대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 손어진

[출판문화산업진흥원]종이책 출판에서부터 디지털 출판까지

종이책 출판에서부터 디지털 출판까지


<개요>
1. 종이책 출판 현황
2. 미디어 변천사
3. 독자(Reader)? 유저(User)? 소비자는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가?
4. 출판계 현황
5. 출판계 미래: 오디오북
6. 출판 혁신을 위한 힌트와 사례

*본 글은 2020년 7월 31일 베를린에서 진행한 구모니카(도서기획출판 M&K 대표) 님의 “디지털과 출판이 만났을 때, 당신이 진짜 궁금해야 할, 17가지 핵심 질문으로 살펴보는 출판생존전략” 강연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이번 강연은 “미래를 준비하는 독일 출판계의 뉴미디어 시장 분석”이라는 주제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연구 지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1. 종이책 출판 현황

– 2017년 국민독서 실태조사(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연간 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8.3권, 초등학생 67.1권, 중학생 18.5권, 고등학생 8.8권.
스크린샷 2020-08-07 19.04.56– 과거 400권을 출판해서 그중 1권이 팔렸다면, 지금은 4,000권 중 1권 정도가 셀러가 되는 상황. 현재 종이책 매출 상황은 최악.
– 2004년 구글 전자도서관 사업 발표. 2007년 아마존 킨들의 전자책 사업 시작으로 이 사업이 종이책 매출을 뛰어넘음.
– 한국은 1999년 ‘북토피아’로 ‘전자책 제1기’를 지나, 2000년대 말 일부 대형 출판사들을 중심으로 전자책 사업 시작. 이후 중소규모 출판사들도 전자책 제작에 뛰어들면서 ‘전자책 제2기’가 열림.
– 하지만 한국 출판업계는 여전히 종이책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단순 변환하는 제작 방식이 대부분. 2016년 출판사 전체 매출은 오히려 감소, 전자책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년째 한 자릿수.


2. 미디어 변천사

– 읽기·쓰기 문화의 커다란 역사적 전환기를 총 4시기로 조명함. 문자발명 이전의 ‘구술시대’, 완전한 읽기·쓰기가 촉발된 ‘문자시대’, 인쇄술의 발명으로 지식과 정보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인쇄산업화시대’, 그리고 현재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인한 읽기·쓰기 문화 전환의 한복판에서 혁명적 전환을 목도하고 있는 ‘후기인쇄시대’.
– 후기인쇄시대를 맞이한 현재, 고대 구술문화 시절의 구술적 특성을 되살리고, 인쇄의 논리 또한 반영하면서, 저만의 새로운 특성을 추가하고 있음.
– 우리의 과제: 이미 가지고 있는 텍스트(종이책 콘텐츠)를 가지고 스마트 미디어로 가능한 모든 도전(재구성과 재매개)을 해보는 것.

스크린샷 2020-08-07 19.21.07– 출처 : 구모니카, 「디지털 시대의 읽기·쓰기 문화 연구 : 디지털 개인출판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박사학위논문, 2014, p.72


3. 독자(Reader)? 유저(User)? 소비자는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가?

– 후기인쇄시대를 맞아 서점에서 종이책을 구입해서 읽는 독자보다, 필요한 텍스트가 있으면 인터넷에 접속해 키워드를 입력하고 검색이 끝나면 바로 저장하고 출력하는 유저들이 증가함.
– 모바일 문법에 맞는 콘텐츠 기획의 중요성, 플랫폼이 좋아하는 콘텐츠 만들기, 즉 그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 지금 가장 필요한 일.
– 무료를 좋아하는 유저를 설득하기 위해 ‘지식에 관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그것을 찾는 것을 도와주며, 비용을 최소화하고, 유통 방식·상품·가격 모두에서 틈새를 생각해냄으로써 마침내 종이책 마켓의 통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내는’ 방식들이 등장함(예: <커뮤니케이션 북스>).
– 대여 및 구독 서비스의 등장. 예를 들어 ‘퍼블리PUBLY’의 경우 월 21,900원의 가격에 구독 회원이 되면 퍼블리의 모든 책을 읽을 수 있는데, 자체 기획(섭외와 지원)과 기존 출판/언론/잡지 콘텐츠의 재편집 콘텐츠를 제공, ‘고객의 선택 폭을 좁혀주는 정확도 높은 큐레이션’으로 수많은 선택지에서 소비자가 원했던 ‘바로 그 콘텐츠’만을 선별하여 서비스함.
 – ‘클라우드 소싱(사용자 제작 콘텐츠)’의 등장: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이제 출판콘텐츠는 과거의 위용에서 벗어나 누구나 어디에서나 접근하여 이용하고 직접 참여하는 대상이 됨. 유저는 단순한 이용자가 아니라 콘텐츠 생산 활동에 개입하기를 즐기는 적극적인 참여자인 셈.
– 웹툰, 웹소설로 대표되는 웹 기반 전자책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 웹 소설의 경우 2016년 시장 규모는 약 1,550억 원으로 산출, 2017년 전체 웹 소설 시장 규모는 3,000억 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
– ‘웹소설의 웹툰화’(노블코민스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실제로 웹소설이 드라마나 영화, 웹툰으로 제작되고 역으로 웹소설이 더 팔리고, 종이책 출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음. 웹소설 콘텐츠를 발굴하여 2차 상품화(영화, 드라마, 연극, 애니메이션, 웹툰, 드라마, 웹드라마, 뮤지컬 등) 경향.


4. 책과 콘텐츠를 가진 출판사, 디지털로 무엇이 가능한가?

– 현재 종이책 출판사가 디지털로 할 수 있는 일은 1. 새로운 디지털 사업 2. 디지털 기술(소셜 미디어 플랫폼이나 자체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큐레이션’, ‘멤버십 비즈니스’.
– 단행본 콘텐츠 연재화, 싱글 전자책, 콘텐츠의 분할과 리믹스, 애질 퍼블리싱(전통 사고방식과 업무 프로세스의 파괴), 구간 종이책을 새로운 전자책으로 출간, 개인화 출판 등 ‘출판콘텐츠 디지털 전환’에 다양한 시도가 필요함.
– 전자책 유행 현상이 시들해지고 종이책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디지털 읽기(SNS, 웹 소설 등의 연재물, 비정기적으로 잘라서 제공되는 콘텐츠, 각종 웹 정보와 자료, 디지털 뉴스, 메일, 인스턴트 메시지 등)의 양은 여전히 엄청남.
– 미국의 경우, 킨들 이후 오디오북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음, 단행본 전자책 판매가 주춤하고 있지만, ISBN 없는 전자책, 수많은 북테크 기업들의 디지털 콘텐츠들의 천국임. 중국의 경우 2015년 89% 매출성장을 올리며 온라인 교육 시장 중심으로 전자책이 급부상함, 모바일 환경 개선과 소액결제 방식의 발전으로 인터넷 사용인구 절반이 웹 소설을 즐기고 있다고 함. 독일의 경우 전자책 구매 강도가 높아지고 있음.


5. 출판계 미래: 오디오북

– 구술시대의 부활에 따라 ‘소리’의 힘, ‘청각’의 힘이 강조됨. 라디오와 팟캐스트는 ‘소리 콘텐츠’와 ‘디지털’이 어떻게 융합했는가를 잘 보여줌.
– 멀티태스킹 시대, 출퇴근할 때, 운동하고 요리하면서 독서를 할 수 있음. 스크린 이용이 아니라 눈의 피로감에서 해방, 언제 어디서나 기기에 상관없이 편히 들을 수 있음. 집중해야 하는 부담 없이 편안하게 책을 들을 수 있음.
– 오디오북은 영미권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있음. 오디오북은 새로운 시장개척과 새로운 독자층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음. 현재 영미권 오디오북 이용 패턴은 30대 전후 세대, 수입과 교육 수준이 높은,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 출퇴근 시간에 멀티태스킹으로 활용하는 청취가 많고, 주로 젊은 층이 스마트폰을 통해 오디오북을 경험한 후 이용률이 증가함. 오디오북 이용자의 절반가량이 점점 더 많은 오디오북을 구매하는 추세이며, 이용자 39%의 전자책과 종이책 독서량도 증가함.
– 한국 오디오북은 규정, 가격, 서비스, 사양 등 기준과 방식이 전무한 새로운 시장. <미디어창비>의 ‘더책’, <커뮤니케이션 북스> 등 개별 출판사들의 시장 진출 시작, <네이버>가 ‘오디오북’ 서비스 오픈. 현 국내 1위 <오디언>은 50만 회원, 유통 콘텐츠 수 9,200권, 540개 납품처, 430개 제휴 출판사, 월 100권 제작하는 상황.
– 한국 출판사가 오디오 콘텐츠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일차적 사용과 전송에 따른 저작권을 확보해야 하고, 제작비 부담을 줄이고, 낭독이나 연출에 대한 기술과 정보를 확대하고, 유통 판매 플랫폼을 확대하고, 소비자를 발견해야 함.


6. 출판 혁신을 위한 힌트와 사례

– 출판이 찾아야 하는 새로운 길은 ‘공간확장형 개인 매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영역(전기매체-디지털, 공간확장 매체)에서 해결되지 않는 언어 영역의 일(문자 매체-아날로그, 시간 확장 매체)을 출판이 보완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야 함.
– 작가-콘텐츠-유저가 직접 소통하는 스토리텔링 플랫폼 전략: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 북스>의 경우 콘텐츠 분할 판매, 99원 화면 읽기 서비스, 고가 전략의 오디오북 발행. <위즈덤하우스>의 경우 웹툰, 웹소설 플랫폼 ‘저스툰’을 기본으로 영화, 방송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온라인-모바일 미디어로 확장 가능한 OSMU 기획, 민음사 계열 <황금가지>의 경우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를 통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유저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편집 툴을 제공하고, 양질의 리뷰문화 구축, 전문가 멘토링, 종이책 에디터의 적극적에디터십 등을 통해 국내 소설 창작활동의 새로운 방향성 모색. 미디어스타트업 출판사 <스리체어스>의 경우 ‘북저널리즘’이라는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전문가의 기자화를 통해 최소 시간에 최상의 지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함.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출판사들이 전자책 제작과 판매를 시작한 지는 5년이 채 안 된다. 종이책 출판사들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여전히 종이책이 팔리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큰 출판사들을 시작으로 이제는 중소 규모의 출판사들이 디지털 기획을 시작했지만, 매출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마도 20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강연자인 구모니카 님의 경우 한 출판사의 대표로서 지금 10살인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앞으로도 계속 접하게 될 콘텐츠는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그것은 아마도 모바일 문법에 맞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기존에는 콘텐츠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미디어가 곧 메시지다(마셜 맥루한)”라는 말처럼 플랫폼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소비자가 가장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 그들의 필요에 호응하는 콘텐츠와 이들을 끈끈하게 만드는 멤버십, 커뮤니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지금의 출판 기획자들이 할 일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소나기랩에서 유튜브, 팟캐스트, 전자책,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여성살해와 성폭력을 끝장내는 2020년 베를린 액션 위크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
전쟁 피해 여성들을 기억하고 일본 정부의 사죄 요구하는 집회 예정

코로나가 우리 일상 전반을 바꿨지만,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 페미사이드(여성살해, femicide), 미소지니(여성혐오, misogyny)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여성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에서부터, 누구나 노출될 수 있는 강간, 스토킹, 데이트 폭력, 성추행 및 성희롱 등 성폭력은 수 세기 걸쳐 인간이 멈추지 못하는 범죄행위다. 이같은 성범죄의 다수의 피해자는 여성이며, 이것은 피를 흘리는 전쟁터에서부터 가장 가까이 가정 안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지난 7월 베를린의 그루네발트(Grünewald)와 포츠담(Potsdam)의 바벨스베르크(Babelsberg) 숲에서 조깅이나 산책 중이던 여성들을 강간한 연쇄 강간범 남성이 붙잡혔다. 바로 어제(6일), 베를린 동쪽 룸멜스부르크(Rummelsburg)역 근처에서 15살 소녀가 폭력으로 숨진채 발견됐고, 용의자로 붙잡힌 자는 성범죄 전력이 있는 4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2020년을 살고 있는 여성들은 조깅할 때도, 산책할 때도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독일 베를린에서 8월 첫 주부터 둘째 주 까지 약 2주 동안 “여성살해와 성폭력에 대항하는 자기 결정(Self-determined against feminicide and sexualised violence)” 주제로 액션 위크가 시작됐다.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 여성 단체들이 연합하여 진행하고 있는 이 행사는 올해로 3번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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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위크 동안 베를린 소재 코리아 협의회 박물관은 모두에게 오픈된다. 현재 야지디 여성들의 생존을 담은 특별 전시와 세계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상시 전시가 진행중이다. 야지디 여성들 특별 전시회는 8월 21일까지 진행된다. (박물관 오픈: 화 14-18시, 수 14-20시, 금 14-18시) ⓒ 코리아협의회

코로나 19의 여파로 예년에 비해 많은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함께하는 여성 단체들과 여성들의 용기와 열정, 연대 의식은 해를 더할수록 강해지고 있다.

해는 베를린 인터네셔널리스트 페미니스트 연맹(Internationalist Feminist Alliance Berlin), 코리아협의회 산하 일본군위안부대책협의회(AG Trostfrauen in Korea Verband e.V.), 야지디 여성위원회(Ezidischer Frauenrat e.V.), 쿠르드 여성위원회(Dest Dan e.V.), 국제여성공간 (IWS, International Women* Space), 미투 아시안즈(Metoo Asians e.V.), 사회주의 여성연합(SKB, Sozialistischer Frauenbund), 수단 부흥을 위한 여성들(Women of Sudan Uprising) 등의 단체들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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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사이드(여성살해)와 성폭력에 대항하는 자기결정, 베를린 액션 위크 2020 ⓒ 코리아협의회 

이번 액션 위크를 공동으로 주최한 코리아협의회 산하 위안부대책협의회(AG Trostfrauen)은 2009년 결성되어 교육과 홍보 사업, 캠페인을 통해 독일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있다. 매년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에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침묵시위(Mahnwache)를 주도하고 있다. 이 그룹에는 중국, 독일, 일본, 한국, 태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19년 전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내가 ‘위안부’ 피해자이다”고 최초로 증언했고, 이후 2012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지정됐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단체 중에는 한국 여성들을 중심으로 2018년 만들어진 미투 아시안즈(Metoo Asians e.V.)도 있다. 미투 아시안즈는 2018년 독일 내 한국 여성들이 마주하는 성범죄에 여성들이 “나도 고발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결성됐다. 현재는 한국 여성들과 아시아 여성들이 당하는 성폭력과 인종차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피해 여성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2일, 코리아협의회에서 열린 사진전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IS(Islamic State, 이슬람 국가)에게 무자비하게 학살당한 야지디 여성들에 관한 것이다. 2014년 8월 3일 IS 세력이 북부 이라크 지역인 쉥갈(Sinjar, 신자르)을 공격해, 그곳에 살고 있던 40만 명의 야지디인들이 죽거나 다쳤다. 이 중 6,000여 명의 야지디 여성들과 소녀들, 어린아이들이 강간당하고, 감금되었다가 성노예로 팔렸다. 이후 난민으로 떠돌던 야지디인들 중 약 10만 명이 다시 신자르 지역으로 돌려보내졌다.

이번 전시에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이라크 현지에서 만난 생존 여성들과 독일 바덴 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주로 탈출한 여성들을 인터뷰한 내용과 사진을 볼 수 있다. “삶에 관하여(ÜBER LEBEN)”라는 주제의 독일어는 “생존(Überleben)”으로도 해석된다. 이 전시는 이번 달 21일까지 코리아협의회 박물관 프로젝트(Museumprojeckt) 공간에서 진행된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중에는 끔직하게도 열 살 소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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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이슬람국가)로부터 살해 위협, 강간, 성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야지디 여성들의 생존 이야기를 담은 전시회가 개막됐다. 전시 오프닝은 야지디 여성 위원회 대표 누지안 규나이(Nujivan Günay)과 코리아 협의회 대표 한정화. 전시회 오프닝에서 각 대표는 북이라크 쉥갈(Sinjar, 신자르) 지역의 야지디 여성들에 대한 무자비한 학살과 성착취 현황,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성착취와 이후 한국의 위안부 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 코리아협의회

오는 8월 8일에는 베를린 인터내셔널리스트 페미니스트 연맹에 속한 여러 여성 단체들이 모여 함께 네트워킹하고 연대의 힘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액션 위크의 마지막은 8월 14일(금) 오후 5시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열리는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침묵집회로 마무리된다. 침묵시위지만 이날 집회에는 일본군위안부대책협의회, 베를린 일본여성 이니셔티브(Japanische Fraueninitiative Berlin), 독일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rean Women’s International Network in Germany), 미투 아시안즈 외 20여 개의 여성 단체들이 역사를 기억하며 지금도 여전한 여성살해와 성폭력을 끝장내고자 발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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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열린 시위. 베를린의 여러 여성단체들과 “용이” 라는 이름의 소녀상도 집회에 함께 했다. ⓒ 코리아협의회

약 100여 년 전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가 말했다. “여성은 보호받는 성(性)이기를 그만둘 것입니다.(<자기만의 방, 1929>)” 물론 더이상 보호받기를 거부하는 여성들과 연대하고자 하는 남성은 언제나 환영이다.

코로나 시대, 독일에서 살고 있는 동양인 여성의 삶은 안전한가?

“칭챙총”, “어디서 왔냐? 독일에 결혼하러 왔느냐?” 노골적인 플러팅

나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 불쑥 “칭챙총(중국어 소리를 흉내 내는 말)”이란  말을 던지거나, 다짜고짜 “니하오” “곤니찌와” “차이나?” “베트남?”이라고 말을 걸거나, 노골적으로 플러팅(flirting, 호감을 나타내거나 얻기 위한 목적으로 유혹하는 행위)을 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불쾌하고 화가 난다. 특히 한국 여성에게 “한국 여자들은 쉽더라” “하룻밤 자는 데 얼마냐” “맛있게 생겼다” “독일에 결혼하러 왔느냐”고 말하는 (백인) 남자들을 보면 같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런 말 하지 말라, 그만해라, 진짜 알고 싶어서 하는 말이냐, 당신이 한 말은 성희롱적이고 차별적이다”라고 말하면 사과하지 않거나 “장난이다, 너는 유머를 모르냐”고 한다. 심지어 “(플러팅하는 것은) 독일 문화다, 칭찬이다”라는 허무맹랑한 말까지 한다. “모욕적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항의해서 끝까지 사과를 받아내기도 하지만, 그러고 나면 진이 다 빠진다. 

그런 그들은 요즘 하나를 더했다. “코로나 인종차별”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달, U반에서 한 남자가 나를 보더니 “칭챙총”이라고 했다. 보통 “당신 나 아냐? 그런 말 하지 마라”고 대꾸하지만, 그날은 피곤했고 언쟁을 하고 싶지 않아 ‘그만하라’는 뜻으로 불쾌한 얼굴로 그 남자를 빤히 바라봤다. 그는 건너편 남자에게 ‘저 여자 왜 저러냐’는 듯한 표정으로 “코로나”라고 말하며 서로 웃었다. 나는 그 사람들과 같은 칸에 있기 싫어 벌떡 일어나 다른 칸으로 갔다. 뒤에서 “그래, 내가 원하던 게 그거였어”라는 소리가 들렸다. 

한 여성은 얼마 전 혼자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근처에 있던 남자 무리 중 한 명이 그에게 다가와 얼굴 가까이에 대고 “콜록콜록” 기침하는 시늉을 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남자들이 깔깔거리며 웃었고, 다른 한 명이 또 와서 똑같이 기침을 해댔다. 여성은 혼자서 남자들을 상대하는 게 무섭고 당황스러워 자리를 피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었지만, 오히려 제대로 화를 내거나 반응하지 못했던 자신을 탓했다. 

혐오와 폭력으로 이어지는 범죄 

유럽에서도 COVID-19 의 위험이 제기되고, 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됐다고 보도되면서 아시아 인들에 대한 공포와 혐오는 더욱 분명해졌다. 1월 말 한 중국인 여성이 베를린의 한 길거리에서 독일 여성 2명에게 이유 없이 인종차별이 담긴 욕설과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독일의 대표 주간지인 슈피겔이 2월 표지에 “코로나 바이러스(CORONA-VIRUS)”를 다루면서 방독면을 쓴 아시아인과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문구를 포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독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공포를 일으키고 손가락질을 하거나, 심지어 인종차별을 일으키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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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egel 2020/6 표지

지난 4월 25일, 베를린 U반 안에서 한국인 유학생 부부가 5명의 독일인 남녀에게 인종차별과 성희롱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가해 남성 중 한 명은 한국인 여성에게 혀를 날름거리며 “결혼은 했냐, 너 섹시하다” 등의 발언을 하며 여성의 손에 자기 입을 갖다 대며 희롱했다. “그만하라! 너희 행동은 인종차별적이다”라고 하는 말도 소용이 없었다.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경위를 듣고 “인종 차별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건 접수를 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인종차별주의자란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여성은 곧바로 주독 한국대사관 긴급 영사전화를 했고, 대사관 측이 경찰과 통화한 뒤 사건은 접수됐다. 그러나 경찰은 서류에 ‘성희롱’을 뺀 채 ‘모욕’과 ‘폭력’ 혐의로만 사건을 접수했다. 

독일의 언론 보도 

코리엔테이션(Korientation e.V.)은 아시아계 독일인들이 모인 이민자 조직으로, 독일 사회, 문화, 미디어, 정치 등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코로나 이후 더욱 심각해진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와 이를 조장하는 언론과 미디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독일 언론과 미디어에서 사용하는 이미지와 언어가 현실에서 어떻게 혐오와 차별로 반영되는지 밝히고 있으며, 이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과 폭력을 다루는 매체도 늘었다. 한국 여성인 박초이 씨는 Rbb Kultur(베를린-브란덴부르크 방송)와 인터뷰(2020.04.03)에서 최근 한 남성로부터 “나는 한국 여자를 좋아한다. 나는 이미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말을 들었고,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빅토리아 우 씨는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2020.04.18)에서 집 근처를 지나가던 중에 한 남성이 “너한테 소독 스프레이를 뿌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RBB24 방송과 인터뷰한 또 다른 한국 여성 박민지 씨는(2020.04.29) 최근 길거리에서 10대 남자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코로나!! 코로나!!”라는 말을 들었다. 15년 가까이 독일에 산 그는 “독일인 남편과 다닐 때는 그런 일을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MDR(중부독일방송 2020.04.30)에서는 “나를 코로나로 부르지 마라(Don’t Call Me Corona)”는 제목으로 6명의 중국인(5명이 여성)이 최근 코로나와 관련한 인종차별 경험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여성단체, 아시아 이민자단체, 독일 내 시민단체, 정당의 연대 필요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와 폭력 범죄를 우려하는 각 국가 대사관들의 입장 발표가 있었지만, 나의 삶은 여전히 불안하다. 참다못해 독일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들로 구성된 미투 아시안즈(Metoo-Asians e.V.)가 “코로나바이러스는 국적을 모른다 #Corona_kennt_keine_Nationalität”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독일 내 아시아 이주민들의 사회정신건강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겝게미(GePGeMi e.V.) 또한 코로나 상황에 증가하는 인종차별 사례를 접수받고, 독일 반차별 교육사업 연맹(BDB e.V.)과 연대하여 활동하고 있다. 최근 한인 부부 피해 사건이 발생했던 베를린 샬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구의 독일 녹색당(Bündnis 90/Die Grünen)은 이 사건을 심각한 인종차별과 성차별 사건으로 파악하고 오는 지역 모임의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 베를린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문제는 해당 사이트에 익명으로 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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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녹색당

한 독일 남성이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처음으로 차별을 당해 봤다. 본인은 감염되지도 않았고, 건강한데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랬구나”라고 말했지만 ‘이제라도 경험해서 다행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공기처럼 차별과 폭력, 성희롱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B.C(기원전)는 Before Corona(코로나 전)라고 하지 않은가.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독일 사회는 그들이 진짜 열린 사회(offene Gesellschaft)를 지향하는가 아닌가의 기로에 섰다. 이들이 두려워하는 진짜 바이러스는 무엇인지, 그 바이러스는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지, 이 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가치를 기초로 그들의 삶과 태도를 재정립해야할지 사유하고 배워야 할 때다. #Rassismus_ist_ein_Virus 

 

 

우편투표로만 진행된 독일 바이에른주 지방선거 결선투표

코로나19 에페데믹으로 결선투표에서 모든 유권자가 우편투표로만 선거 참여

[선거개요]
– 선거일: 1차 선거 2020년 3월 15일, 결선 투표 3월 29일(일요일)
– 총 유권자: 10,278,603명
– 투표율: 6,047,665명(58.8%) *2014년: 54.7%
– 기권 또는 무효표: 211,395(3.5%)

[바이에른주 지방선거 선거제도 특이점]

  • 선거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2018년부터 셍 라그 방식: Sainte-Laguë)
  • 각 지역의 유권자는 그 지역의 선출 의원 수만큼 투표함
  • 분할투표(Panaschieren): 특정 후보에게 복수 투표 가능(3표까지), 서로 다른 정당의 후보 선택 가능
  • 누적투표(Vorkumulieren):  명부 후보 1인이 투표용지에 3번까지 중복하여 등재될 수 있음 (많은 수의 후보를 내지 못하는 군소정당에 유리)
  • 임기: 6년(다른 주 지방의원의 경우 4년 또는 5년)
  • 봉쇄조항 없음

지난 3월 15일과 29일,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지방선거(Kommunalwahl)가 실시됐다. 바이에른주의 24개 도시와 64개 군 등 약 2천여 개의 게마인데*에서 시장, 군수 등을 비롯해 약 3만 9,500명의 시의원과 구의원이 선출됐다. *바이에른주는 전체 25개 시(Kreisefreie Städte)와 71개 군(Landkreise)을 포함해 약 2,056개 게마인데(Gemeinden)로 구성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24개 시와 64개 군에서 선거가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3월 15일 1차 선거에서 우편으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크게 증가했다. 약 600만 명이 참여한 선거에서 총투표율은 지난 2014년 선거보다 4.2%P 증가한 58.8%를 기록했다.

1차 선거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더욱 심각해짐에 따라 바이에른주는 3월 25일, 결선투표(Stichwahl)를 실시해야 하는 34개 시와 군에서 모두 우편투표로만 선거를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 이것은 독일 연방 헌법 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헌법으로 보장된 투표권을 지키고, 투표율을 제고하고,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유권자뿐만 아니라 선거인단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라 덧붙였다.

바이에른주의 결정에 따라 모든 유권자는 지난 토요일(3월 28일)까지 집으로 배달된 투표용지에 투표하고, 집 근처 설치된 선거용 우체통에 넣는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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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로만 실시된 2020년 바이에른주 결선투표 © BR

현재까지(4월 2일) 집계된 결과에 따르면, 기사련(CSU, 기민련의 자매정당으로 바이에른주 지역 정당)이 34.5%, 녹색당이 17.5%, 사민당이 13.7%, 자유유권자정당이 11.9%를 기록했다. 이 밖에 선거연합인 두 그룹이 각각  8.6%와 6.1%를 기록했고,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은 4.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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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바이에른주 지방선거 결과 ©손어진

독일의 우편투표는 1957년 처음 도입되어 예외적으로 사용되었다. 몸이 불편한 환자, 공휴일 또는 일요일에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후 2008년 연방의회에서 모든 사람이 우편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갑작스러운 재외선거사무 중지 결정에 따라 독일을 비롯해 40개국 65개 공관에서 예정되었던 재외국민 투표가 무산됐다. 재외국민 선거인 전체의 약 47%에 해당하는 8만 500여 명이 투표를 못하게 됐다. 

독일 교민들을 중심으로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 캠페인인 “No Vote, No Justice(선거 없이는, 정의도 없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지역 한국 녹색당 모임에서는 “재외국민의 참정권 침해하는 중앙선관위에 항의”하고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 릴레이 켐페인에 참여한 녹색당 유럽당원모임 ©각 당원들 페이스북 등

현재 이들을 중심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국외 부재자 및 재외국민의 거소투표”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을 시작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통해 “중앙선관위 재외선거사무 중지 결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 및 가처분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4월 1일~6일까지 재외국민 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지난 1일부터 중국,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재외국민 선거가 진행중이다. 

[참고]
https://www.br.de/nachrichten/kommunalwahlen-2020-in-bayern,RVFqpCu
– 바이에른주 선거관리위원회: https://kommunalwahl.br.de/kwby20/index.html
– 독일선거법: https://www.wahlrecht.de/kommunal/bayern.html
– 김종갑(2014), 독일 지방의회의원 선거제도의 특징 및 2014년 바이에른 지방선거, 국회입법조사처
– 녹색당 유럽당원모임: https://eu.kgreens.org/index.php?mid=news&document_srl=4965

*본 글은 오마이뉴스에 발행된 필자의 기사(02.04.2020)를 수정·보충하였습니다.

독일 함부르크(Hamburg) 주선거(Bürgerschaftswahl 2020) 결과 및 분석

[선거개요]
– 선거일: 2020년 2월 23일 일요일
– 총 유권자: 1,316,575명
– 투표율: 831,715 (63.2%) *2015년: 56.5%
– 기권: 지역구투표 10,331 (1.2%), 정당투표 16,463 (2.0%)

함부르크 선거제도 특이점

  • 선거권: 16세 / 피선거권: 18세
    – 녹색당의 법안 발의를 통해 2013년부터 함부르크시는 16세부터 선거권을 갖게 됨
    – 피선거권(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권리) 연령은 18세
  • 선거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생라스/쉐퍼스 방식: Sainte-Laguë/Schepers)
    – 1인 10표제: 5표는 지역구 선거, 5표는 주 정당명부에 투표
    – 정당명부 투표는 정당 또는 정당명부 중 선호하는 후보에게 총 5개의 표를 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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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정당명부 투표 예시: 상단에 있는 정당이나 아래 후보에게 총 5개의 표를 줄 수 있음. 타 정당과 타 정당의 후보에게도 표를 줄 수 있음 ©hamburg.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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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지역구 투표 예시: 지역구 후보에게 총 5개의 표를 줄 수 있음. 타 정당 후보에게도 표를 줄 수 있음 ©hamburg.de

2020년 2월 28일 일요일 실시된 함부르크 주선거에서 사민당(SPD)이 정당명부 39.2%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체 123석 중 45석을 차지했다. 함부르크 기민련(CDU)은 11.2%로 역대 가장 저조한 득표율을 보였고, 반면 녹색당(Bündnis 90/Die Grünen)은 24.2%를 얻어 역대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2당이 되었다. 투표 당일 출구조사에서 득표율 5% 이하를 기록해 주의회에 진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독일을위한대안(AfD)는 5% 저지 조항을 간신히 넘어 정당득표율 5.3%로 비례의석 7석을 차지했다. 자민당(FDP)은 5%를 넘지 못해 비례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지역구에서 1석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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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2020년 2월 23일 함부르크 시선거 결과

*의원 정수는 121석(지역구 71석, 비례대표 50석)이나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 배분으로 추가의석이 발생함.

이번 선거에서 함부르크 녹색당은 71개 지역구 중 20개에서 승리함에 따라 정당명부에서 13석이 추가로 채워지면서 총 33석을 차지했다. 녹색당(20석)이 기민련(15석)보다 더 많은 지역구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부르크 녹색당이 차지한 33석 중 21석(62.6%)이 여성 당선자로 녹색당은 여성 정치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녹색당의 선전뿐만 아니라 함부르크 좌파당(DIE LINKE) 또한 2007년 창당 이후 꾸준한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녹색당과 같이 여성 후보 당선자 비율(53.8%)도 비교적 높다. 녹색당과 좌파당은 여-남 공동대표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여성 쿼터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녹색당 규약 3조좌파당 규약 10조 4항).

전통적으로 함부르크는 사민당과 기민련 양대 정당이 강세를 보이던 지역이었다. 올해로 창당 40년을 맞이하는 독일 녹색당은 1970년 후반 전국적으로 지역 그룹을 가지고 있었는데, 함부르크 녹색 그룹은 1978년 타 그룹과 선거연합을 통해 주선거에 참여해서 4.5%를 기록한 바 있다. 1979년 11월 함부르크 녹색당은 공식 지역 정당으로 창당했으며 이듬해, 1980년 전국에 이르는 독일 녹색당이 창당했다. 함부르크 녹색당은 1982년부터는 주의회에 진출해 야당으로 활동하다, 1997년 최초로 사민당과 연립하여 적-녹 연립정부를 꾸린 바 있다. 함부르크 녹색당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기민련과 흑-녹 연정을 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적-녹 연립정부를 꾸려온 사민당과 녹색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또 한번 적-녹 정부를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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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hl.tagesschau.de

함부르크 사민당은 6% 이상 지지율 하락을 보였지만 최근 다른 주선거들에 비해 선전한 원인은 지난 적-녹 주정부에 대한 만족감이 큰 것에 기인한다. 총 유권자의 66%가 지난 정부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사민당 유권자(89%)와 녹색당 유권자(77%), 기민련(59%)의 만족도가 컸다. 함부르크 시장인 사민당의 페터 첸처(Peter Tschentscher)와 녹색당의 카타리나 페게방크(Katharina Fegebank) 부시장에 대한 시정 만족도도 각각 67%와 50%를 보였다.  이번 함부르크 주 선거에서 유권자의 투표를 결정하는데 가장 영향을 미친 의제는 환경 및 기후(21%), 이동권 및 인프라 구조(16%), 교육 및 사회보장(16%), 거주지 및 집세(15%) 등인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을위한대안이 중요시하는 이주(5%) 의제는 이번 선거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참고]
– 선거 타게스샤우: http://wahl.tagesschau.de/wahlen/2020-02-23-LT-DE-HH/index.shtml
– 함부르크 선거관리위원회: https://www.hamburg.de/buergerschaftswahl/
– 하인리히뵐재단: https://www.boell.de/de/landtagswahl-hamburg-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