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독일 메세 산업… ‘하이브리드 박람회’로 돌파구

-올해 IFA도 관람객 제한하고 가상 전시관 병행…

-AR·VR 기술 보유한 스타트업 주목 받아

지난 9월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3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한 방문객이 부스를 보고 있다. 올해 IFA는 코로나19 여파로 온·오프라인 병행 행사로 치러졌다./연합뉴스
지난 9월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3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한 방문객이 부스를 보고 있다. 올해 IFA는 코로나19 여파로 온·오프라인 병행 행사로 치러졌다./연합뉴스


올 한 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했다. 모든 정책의 흐름은 경제 침체에 대비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것이고 대부분의 경제·산업 영역에서도 개별 기업이나 산업군별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는 시도들이 속속 눈에 띈다. 

특히 유명 국제 박람회를 활발히 개최해 왔던 메세(Messe)의 나라 독일에서는 박람회 유관 산업의 타격이 크다. 2020년 독일에서 예정됐던 308개의 박람회가 미뤄졌고 219개의 박람회가 취소됐다. 박람회 관련 업체만 5000여 개, 종사자는 15만 명, 연간 32억 유로(약 4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거대 산업이었기 때문에 그 여파가 만만치 않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박람회 관련 업계의 손실만 1600만 유로(약 218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기에서도 독일 박람회업계는 지난 9월부터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하이브리드 박람회 형식을 선보였다. 

베를린 가전 박람회 IFA 2020의 시도  

세계 3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에 꼽히는 베를린 IFA는 2019년 전시 규모가 16만㎡, 방문객은 24만5000명에 달할 정도로 성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로 대부분의 박람회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상황에서 IFA의 행보는 많은 이들의 관심이었다. 주최 측은 ‘IFA 2020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9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의 오프라인 행사와 함께 온라인 행사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했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하루 최대 관람객 수를 1000명으로 제한했다. 프로그램 또한 기존의 방대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축소했고 통상적으로 메세 베를린의 26개 전시 홀을 모두 이용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3개 홀만 오픈해 오프라인 전시 규모를 최소화했다. 또한 오픈한 3개의 홀도 ‘사회적 거리 두기’ 수칙에 근거해 관람객당 1.5m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각 홀 면적의 절반만 전시에 활용했다. 기존의 IFA에서는 부스 면적에 제한이 없었지만 올해는 부스 면적을 최대 200㎡로 제한한 것도 다른 점이다. 하지만 이번에 참여한 대부분의 업체는 부스를 평균 20~30㎡로 작게 설치, 최소의 인원으로 부스를 운영했다. 

온라인에서는 ‘IFA 익스텐디드 스페이스(Xtended Space)’라는 이름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관람할 수 있는 가상 전시관을 오픈했다. 이를 통해 출시 제품과 브랜드 쇼 케이스뿐만 아니라 콘퍼런스도 웹을 통해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기존 박람회의 최대 역할 중 하나였던 네트워킹과 매치 메이킹을 위해 ‘버추얼 마켓 플레이스(Virtual Market Place)’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참가 기업과 제품 목록을 제공했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방식의 박람회에는 평가가 엇갈렸다. 통상 1900여 개 업체가 참여하던 것이 IFA 2020에는 150여 개 업체만 참가했고 방문자는 6100여 명 수준에 그쳤다. 그 대신 온라인 가상 전시에 참여한 기관은 1400여 개에 이르렀다.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눈에 띄는 혁신 제품이 많지 않아 전체적인 흥행은 저조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뉴노멀 시대에 부합하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전시를 최초로 실행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점에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10월 1일 메세 뮌헨 측은 앞으로의 박람회를 하이브리드로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첫 타자로 유럽 최대의 부동산·투자 박람회인 엑스포 리얼(Expo Real)이 10월 14~15일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된다. 가상의 공간에서 박람회 하루 전인 10월 13일부터 디지털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고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매치 메이킹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세계 최대의 건축 재료 박람회인 BAU도 2021년 1월 13~15일부터 하이브리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연기와 취소 사이를 저울질하던 박람회 측도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하이브리드로의 전환을 공표하고 온라인 행사에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10월 28~29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인 스마트 시티, 전자 정부 관련 박람회인 스마트 컨트리 컨벤션은 하이브리드로 진행하되 오프라인에서의 VIP 미팅 행사를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즉, 접근하기 쉽지 않은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오히려 밀도 있는 네트워킹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피력하는 것이다. 대형 박람회의 겉핥기식 네트워킹에 피로도가 높았던 층에는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오는 지점이다. 

365일 온라인 박람회를 준비하는 업체들  

IFA 2020에서 눈여겨볼 점 중 하나는 삼성전자가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박람회 직전인 9월 1~2일 박람회가 아닌 독자적인 온라인 행사를 하고 신제품 공개와 하반기 전략 가전 제품 등을 소개하는 언팩 행사 등을 별도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는 대형 박람회의 참가에 중요한 의미를 뒀던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존 박람회 기간에 맞춰 신제품을 발표하던 기업들이 이제 각 사의 일정에 따라 신제품을 발표하는 추세로 옮겨 가고 있다. 일례로 지난 9월 말 오펠은 통상적으로 하던 신차의 오프라인 공개 행사 대신 새로운 MOKKA 모델 공개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또한 박람회에서 벌어지던 크고 작은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오프라인에서 박람회 기간에만 진행됐던 행사들이 1년 내내 웨비나(웹+세미나)와 온라인 미팅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온라인과 병행해 박람회를 진행했을 때 가장 큰 관건은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어떻게 온라인에서 구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보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도록 하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의 첨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베를린의 스타트업(Xibit)은 전시회(Exhibit)와 박람회에 특화된 혼합현실(MR)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MR은 VR과 AR의 장점만을 가져오면서도 유저와의 상호작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즉, AR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유저와 상호 작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물 인식과 공간 인식의 측면에서 기술에 차이가 있다. Xibit은 다양한 형태의 전시회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MR을 통해 물건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 준다. 


Xibit은 2019년 뷰티플 소프트웨어 어워드(Beautiful Software Awards)를 수상했고 2020년에는 럭셔리 이노베이션 어워드(Luxury Innovation Award)에서 1위의 영예를 안아 포브스에도 소개됐다. 그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펑크(Business Punk)가 꼽은 톱100 창업가(Founder), 독일 VR·AR협회에서 발간한 2020년 2분기 ‘VR·AR 마켓 리포트-독일’ 리스트에 올랐다.

오프라인 관람객을 모니터링해 참여자 간 최대한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베를린의 스타트업 노타(Nota) AI도 주목할 만하다.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AI)을 구현하기 위한 ‘딥러닝 압축 기술’을 보유한 노타 AI는 현재 CCTV 모니터링이나 제품의 불량 검출, 매장 내 재고 파악, 얼굴 인식 기반 출입 제어 AI 등에 쓰이고 있다. IFA 2020에서는 일반 관람객의 참가를 최소화하고 관람객 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각 홀의 입구에서 입장객 수를 카운트하면서 최대 입장 인원을 750명으로 제한하는 조치가 있었다. 

이는 간단한 센서 기술과 수동 카운트 방식이 결합된 기초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접촉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AI 기술을 이용한 관람객 모니터링과 출입 제어 기술 등의 적용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타 AI의 딥러닝 압축 기술은 박람회뿐만 아니라 개별 업체들의 다양한 행사에 온 디바이스 AI를 간편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베를린의 노타 AI는 한국의 (주)노타의 자회사이고 네이버 액셀러레이터의 첫 투자팀으로 선정되고 삼성과 LG의 동시 투자를 끌어 낸 특별한 이력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날이 발전해 가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하는 스타트업들과 함께 위기 속의 독일 박람회는 어떤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까. 전통적 대규모 글로벌 박람회가 하이브리드 박람회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통해 미래에 관한 작은 실마리를  발견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에도 발행되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다시 하나로 뭉치는 유럽

-독일, EU ‘임시 의장직’ 맡으며 향후 위기 극복 선봉 역할 할 것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 독일이 임시 의장직을 맡으며 향후 유럽 국가들의 결집이 강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 독일이 임시 의장직을 맡으며 향후 유럽 국가들의 결집이 강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휘청거렸던 유럽의 통합이 3월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페인과 영국 등 유럽의 주요 국가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유럽은 더 이상 선진국이 아니다’는 오명에 휩싸였고 의료 시스템에는 과부하가 걸렸다.


◆독일이 이끌 EU의 최우선 과제 ‘재통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회복 기금에 관한 의견 차이로 각국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EU 통합은 점점 요원한 것처럼 보였다. 독일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유럽중앙은행(ECB)이 2015년부터 진행해 온 양적 완화 정책인 ‘국공채 매입 프로그램(PSPP)’에 대해 일부 위헌 판결을 내렸다.

독일 헌재는 이 정책이 EU의 권한을 벗어나는 것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절한 조치인지 독일 연방 정부와 연방 하원에서 철저히 분석, 입증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기본법상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코로나19와 관계없이 독일 경제학자와 법학자들이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내용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일부 위헌 판결이 나오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EU 회원국의 법원이 ECB의 독립성에 제동을 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 독일이 지난 7월 1일부터 6개월간의 임기로 EU 의장국을 맡게 되면서 EU 통합과 위기 극복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7월 1일 독일 연방의회 대정부 질의 모두 발언에서 “독일이 어려운 시기에 6개월간 EU 이사회 의장국을 수임하고 의장국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핵심 관건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여파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독일은 EU 이사회 의장국으로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의장을 도와 EU 의회에서 EU 경제 회복 전략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고 EU를 결속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가 발표한 EU의 주요 쟁점 사항은 △기후 보호 △디지털 주권 △세계에서의 유럽의 역할 등이다. 또 메르켈 총리는 지난 6월 18일 연방의회 본회의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럽 연대와 결집뿐만 아니라 10월 예정된 정상 회담 개최를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EU와의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에 대해 유럽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는 것을 넘어 세계에서 유럽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코로나19의 경제적·사회적 여파는 유럽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독일이 EU 의장국을 맡는 동안 EU의 동력이자 중재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속과 연대’라는 표현을 보면 올 하반기 독일이 이끌어 가는 EU가 유럽의 강력한 재통합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다시 하나로 뭉치는 유럽 [글로벌 현장]


◆EU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는 코로나19 위기에서 EU의 공동 대응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EU는 3월 중순 회원국 내 역학자와 바이러스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 그룹을 구성해 코로나19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이어 집행위 홈페이지에 코로나19에 관한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한 ‘파이팅 디스인포메이션’ 섹션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례 없는 위기에 즉각적인 공동 대응을 시작했다.

이후 인공호흡기와 마스크를 유럽 내에서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레스큐(RescEU)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4월 초 의료·보호 장비 수입 관세·부가세 일시적 면제를 결정했다. 5월에는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주도 아래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기금 모금을 통해 74억 유로(약 9조9148억원)를 마련했고 이 기금을 코로나19 진단·치료·백신 개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EU집행위는 5월 중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으로 혁신 의약품 이니셔티브(IMI)의 8개 프로젝트에 1억1700만 유로(약 1578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논의해 왔던 유럽의 공동 대응 사업이고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백신, 새로운 치료법, 진단 도구를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8개의 프로젝트 중 5개는 진단, 3개는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유럽의 대학·연구소·기업·공공기관 등 94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예산의 17%를 지원 받으면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치료·백신 개발뿐만 아니라 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이 지원 사업은 EU의 연구 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2020 예산 증액을 통해 7200만 유로(약 970억원)를 지원하고 제약업계와 IMI 파트너 기관에서 나머지 4500만 유로(약 600억원)를 지원하며 특별 패스트 트랙으로 신속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주목할 만한 EU의 공동 대응으로는 6월 중순 발표한 ‘EU 코로나19 백신 전략’이 있다. EU 집행위는 회원국이 양질의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고 최단 기간 내 공평한 백신 보급을 목표로 개별 백신 회사들과 협상해 사전 구매 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를 위해 EU 내 공동 협상팀을 구성하고 긴급 지원 예산을 활용해 백신 회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추가 지원이 필요하면 유럽투자은행 대출도 활용할 예정이고 신속한 진행을 위해 사용 승인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포장·라벨링 규정을 완화하며 GMO 관련 규정도 일시적으로 적용을 제외하는 등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대 12~18개월 동안 백신 개발과 생산을 지원할 방침이고 임상 시험에 임박했거나 이미 착수한 회사들에 참여 요청을 독려하고 있다.

유럽의 코로나19 피해 상황은 국가별 차이가 크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의 의료 시스템 역량도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각국의 피해 회복력에도 편차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EU 내부의 갈등을 극복하고 독일이 구원투수 역할을 하게 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돼 있는 EU는 바이러스 확산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위기 확산에도 동시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주장하며 펼치는 국경 봉쇄, 개별 국가 위주의 대응 정책이 의미가 없다. 또 EU는 한국의 가장 큰 투자 파트너이자 제3의 교역 파트너다. EU의 코로나19 공동 대응에 따른 백신 개발 상황과 경제 동향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 독일이 임시 의장직을 맡으며 향후 유럽 국가들의 결집이 강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연합뉴스)

*본 기사는 <한경 비즈니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코로나 이후 독일의 생활 중심 문화예술교육

*소나기랩은 매주 발행되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웹진인 아르떼 365+에 코로나 이후 독일의 생활 중심문화예술교육 <이웃에 귀 기울이며 동네에 스며들기>를 발행하였습니다.

동네 소식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새로운 소식이 전파되는 경로, 새로운 소식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관찰해볼 만한 일이다. 처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도시 봉쇄로 인해 텅빈 우한(武漢) 거리 모습이 뉴스로 연일 보도되고, 플라스틱 물통을 방역 장비로 쓰는 우스꽝스러운 모습 등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으며, 봉쇄로 치료를 받으러 가지 못하는 딸을 살리기 위해 바리케이드 앞에서 울부짖는 어머니의 모습 등이 드라마틱하게 전해져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것이 모두의 일이 될지 예견하지 못한 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팔짱을 끼고 바라보았다.

그러나 지난 1월, 국내에도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이제는 중국이 아니라 우리 동네 소식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해졌으며, 내 생활반경 안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전국 상황도 중요했지만, 내가 사는 지역 상황이 궁금해진 사람들은 시나 구의 홈페이지, 지역 맘카페를 드나들면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했다.

베를린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2월 말, 이탈리아로 스키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대거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되고, 급속도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3월 중순에는 학교와 유치원, 레스토랑 등이 문을 닫고, 대부분의 회사원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전국뉴스보다는 지역뉴스와 신문을 확인하면서 자기 동네의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독일은 기본적으로 주 정부별로 다른 시스템과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로 주별로, 도시별로 혹은 지역구 별로 다르게 진행되었다.


가상으로 진행된 베를린 연극축제
[사진출처] 베를린 페스타

국가지원부터 지역사회의 후원과 지지까지문화예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독일 헌법은 예술을 사회가 보호해야 할 귀중한 가치로 정하고 동시에 문화정책 수립과 관련된 주요 역할을 연방 정부가 아닌 16개 주 정부에 위임하고 있다. 주 정부도 행정의 주체라기보다는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그려주는 역할을 담당할 뿐 실질적으로는 시·군 규모의 지방자치단체들과 지역 문화예술기관 당사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의 강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독일의 문화예술은 지역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오랜 전통이 있었고, 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예술가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하는 것을 사회적 책임으로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프리랜서/소기업/자영업자에게 ‘즉시 지원금(Soforthilfe)’을 지급할 때 문화예술인을 포함하였다.

베를린의 1인 자영업자(문화예술인 포함)부터 5인 이하의 팀 및 소기업에는 3개월간 최대 9천 유로(한화 약 1천 200만 원)의 직접 지원금을 지급하였으며, 10인 이하에는 최대 1만 5천 유로(한화 약 2천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였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행사가 취소되고, 입장권이 환불 조치되면서 이로 인해 예술가 사회보험* 가입자들의 수입이 끊기고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을 고려하여, 변동된 예상 수입을 신고하여 보험료를 재산정하거나, 보험료 납부가 어려울 경우 지불 조건 완화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술가 사회보험(Künstlersozialversicherung) : 대부분의 예술가가 고용 관계에 놓이지 못하고 자영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적은 소득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따라 고용 관계를 갖지 못한 프리랜서 예술가들을 사회보험체계 안에서 보장하기 위해 독일 연방정부에서 1981년에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법적 사회보험 가입대상의 자격을 취득하여, 근로자와 같이 의무적으로 연금보험, 의료보험 및 요양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예술가 역시 근로자와 동일하게 사회보험료의 50%를 자기가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국가가 20%, 언론, 출판사, 갤러리 등의 저작권 사용자가 30%씩 납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또 예산이 지원되었던 문화 프로젝트 및 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조기 종료되는 경우, 공공 예산 및 보조금법률에 따른 사례별 조사 후 이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소비된 예산은 회수하지 않기로 하였고, 행사 취소로 인해 남은 예산만 반납하도록 했다. 이 밖에 소상공인, 프리랜서(예술가 포함)의 6개월간 주거비 보조를 위해 110억 유로(한화 약 15조 4천억 원)를 추가 지원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문화예술에 대한 든든한 지원과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지이다. 앞서 언급한 국가 및 주 차원의 지원 이외에도 #Saengerhilfe(성악가돕기), #support your local artist(지역예술가 돕기), #join us at home(집에서 함께해요), #ich will kein geld zurueck(환불받지 않겠습니다.) 등의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 등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성악가돕기 운동에는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참여하면서 일주일만에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천만 원)를 모금하였다.문화예술계에서도 스스로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환불받지 않겠습니다
[사진출처] 트위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 공연까지 600여 편의 공연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두 무료로 공개하였고,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를 비롯하여 유명 오케스트라들이 온라인으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한 사례는 유명하다. 매년 5월에 열리는 베를린 연극축제(Theatertreffen)도 가상 공간에서 개최(Virtual Festival)되었다. 음악가나 예술가 개인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공연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 자체는 수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는 당장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자신의 ‘작업’을 지속시켜나가는 활동이기도 했다.그런데 수업도 일도 만남도 모두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데에 지친 사람들은 쏟아지는 온라인 행사에 피로감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자기 활동 반경 안에서 적정한 거리를 두고 대면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행사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홈스쿨링과 육아로 지친 부모들, 함께 놀 친구를 잃은 아이들도 대안적인 놀이로서 특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기 동네의 재발견에 나섰다.

‘우리 동네’에서 놀자

베를린과 함부르크 등 북독일 지역에서만 쓰이는 ‘키이츠’(Kiez, 동네)라는 단어가 있다. 이 지역만의 특별한 지역문화를 일컬을 때 많이 쓰인다. 예를 들어, 독일의 화가 이름을 딴 베를린의 ‘콜비츠 키이츠’는 콜비츠 광장을 중심으로 예쁜 카페와 상점이 많고, 광장에 주말마다 작은 시장이 들어서며, 동네 사람들이 자기의 물건을 내다 파는 벼룩시장도 열리는 곳이다. 코로나 시기에도 키이츠는 지역 상생의 공간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콜비츠 키이츠 지도 [사진출처] kiezografie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레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내에서 쇼핑, 먹거리 등을 해결하고 있고, 덕분에 키이츠 안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교육 행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네벤안’은 동네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동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올라오고, 그 해결책도 동네에서 찾는다. 잘 쓰지 않는 공구나 텐트 같은 용품을 공유하거나 자기가 쓰지 않는 시간 동안 자전거나 자동차를 빌려주기도 한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남을 주선하기도 하고, 아이의 연령대가 같은 가족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되어 놀이터에서 만나 놀기도 한다.

네벤안은 특히 코로나 시기에 지역 공동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로 노약자를 위해 시장을 봐주거나 병원에 데려다주기, 긴 시간 집을 비웠을 때 식물에 대신 물주기 등 필요한 사항을 올리면, 서로 연락해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다. 동네 중심의 실질적 생활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네벤안에서는 동네 예술가들의 공연이나 이벤트, 미술·연극 수업 등을 홍보하고 동네 중심의 발코니 콘서트를 기획하거나 작은 요리 워크숍을 기획하여 필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는 등 3~5인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조직하는 것을 돕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자 자기 집의 책장을 공유하고, 함께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문학의 밤’과 같은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발코니 콘서트를 제안하는 마틴 [사진출처] 네벤안

이 활동들은 네벤안에서 발행하는 매거진을 통하여 소개 된다. 네벤안은 코로나로 인해 자신의 작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된 예술가들을 위해서 동네 중심의 ‘판’을 마련해 주는 데에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직접 대면이 어려운 시기에 온라인이 최고의 대안이라도 되는 양, 홍수처럼 온라인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동시에 사람과의 만남에 더욱 소중한 가치를 느끼게 되면서, 문화와 예술이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깊어져 간다.

‘랜선’을 통해 ‘방구석’에서 오붓하게 즐기는 온라인 중심의 문화예술이 한 축을 차지한다면, 다른 한 축은사람과의 직접 만남을 통한 지역 생활권 내의 문화예술 경험이다. 코로나 위기를 통해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감정과 표정, 숨결의 공유가 그만큼이나 귀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어느 해보다 날씨가 더욱 좋았던 베를린의 2020년 봄, 여름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동네의 작은 소식에 눈과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예전과 같은 과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이 동네에서 나는 어떻게 스며들 것인가.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의 화두일 수밖에 없다.

[참고자료]· 독일연방공보처· 성악가돕기· 베를린 연극제· 콜비츠 키이츠· 네벤안 매거진

독일의 국가 수소 전략 발표로 들썩이는 유럽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소비 32% 높일 것…유럽 에너지 정책에 큰 영향 줄 듯

독일의 국가 수소 전략 발표로 들썩이는 유럽

독일 정부가 6월 10일 국가 수소 전략을 발표하면서 유럽을 비롯한 세계의 수소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 전략에서는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촉진하고 온실가스 감축이 저조한 산업과 교통 부문의 탄소 중립을 위한 수소 적용에 초점을 맞췄다.

또 올해 말까지 독일 내 100여 개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관련 정책 추진을 가속화해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세계 수소 경쟁 속에서 독일의 선도적 기술력을 확보해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월 30일 언론을 통해 이 전략의 초안을 공개했다. 이는 수소 관련 이해관계인과 정부 부처의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수소 생산에 블루(blue) 수소 포함 여부 △수소 활용의 우선순위, 즉 승용차 등 개인 교통 분야까지 확대할 것인지 혹은 철강·화학·항공·선박 등 산업 분야에만 국한할 것인지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독일 정부는 이번 국가 수소 전략 최종본을 발표하면서 해당 쟁점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90억 유로(약 12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당분간 블루 수소 허용으로 논란 남아  

독일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 분해를 통해 생산되는 ‘그린 수소(CO₂ free hydrogen)’만이 미래 지속 가능한 에너지라고 정의했다. 이에 그린 수소의 빠른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가치 사슬 구축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지원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기 부양책 중 하나인 ‘수소 전략을 포함한 기후 중립 및 에너지 전환’에 배정된 70억 유로(약 9조5000억원)를 수소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설비를 2030년까지 5GW 추가로 확충하기로 했다. 2035년까지 5GW 더 추가해 총 10GW 규모의 수소 생산 설비를 건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린 수소 생산에 필요한 막대한 전기량을 자국에서만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독일 연방경제협력개발부의 주관으로 아프리카 모로코에 수소 산업 단지 건설을 추진할 것을 동시에 발표했다. 이는 아프리카 내 첫 그린 수소 생산 시설이다. 독일 정부는 이 시설에 20억 유로(약 2조70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고 이를 통해 매년 10만 톤 정도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화석 연료를 통해 추출하지만 배출되는 CO₂를 포집해 분리·저장하는 블루 수소의 생산도 당분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초안에 대한 논란이 종식되지는 않았다. 특히 잉그리트 네슬레 녹색당 에너지경제위원회 원내대변인은 “재생에너지 설비의 대규모 확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이렇게 되면 2030년까지는 80%의 수소가 그린 수소가 아니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정부는 수소 에너지를 자동차 연료나 난방뿐만 아니라 철강·비료·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송 부문에서는 운송 수단의 연료로 수소를 사용하거나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수소를 사용하는 방안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

예를 들어 화물 운송과 지역 철도 운송을 위한 수소탱크 인프라 개발 추진을 위해 에너지·기후 기금에서 2023년까지 34억 유로(약 4조7000억원)를 지원하고 자동차용 연료뿐만 아니라 항공기를 위한 연료 개발에 11억 유로(약 1조5000억원), 수소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구매 보조금으로 21억 유로(약 2조9000억원), 기후 친화적 상용차 구매 보조금으로 9억 유로(약 1조2000억원), 대체 연료로 운행하는 버스 구매 촉진 보조금으로 6억 유로(약 8200억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등 관련 시장을 함께 넓혀 가는 정책으로 판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또 지역별 균등한 수소 경제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진행하고 있는 하이랜드(HYLAND)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각 주에서 수소 에너지의 저장·운송·분배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2023년까지 3억1만 유로(약 4106억원)를 추가로 편성해 그린 수소에 관한 연구·개발 자금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독일의 자체적인 연료 전지 생산뿐만 아니라 수소 공급을 위한 응용기술센터를 구축함으로써 독일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 대한 비전 제시와 일자리 확보에 힘쓸 예정이다.

이 모든 정책은 유럽연합(EU)의 신재생에너지 지침(RED II)에 기반을 두고 있고 2030년까지 전기·난방·운송 부문에서 신재생에너지 소비 점유율을 최소 32%까지 높인다는 내용이다. 수소 전략에서는 이를 강제 이행할 것을 목표로 했고 이를 위해 정부 관계자들과 산업계·전문가로 구성된 수소위원회를 설립하고 3년마다 전략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독일이 유럽의 수소 경제를 흔드는 이유 

전문가들은 독일 정부의 수소 전략 발표가 EU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뤼셀에서 논의하고 베를린에서 결정한다’는 말처럼 독일은 EU 내 최대 경제국이자 최강 발언권 국가이기 때문이다. EU는 이미 신임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탄소 배출 제로를 위한 주요 수단이 수소가 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독일 정부의 수소 전략이 발표되자마자 유럽 각국은 앞다퉈 이를 보도했고 주식 시장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EU 차원의 수소 정책도 독일과 동일 선상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 수소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한 대규모 재생에너지 시설과 수소 생산 단지 건설, 이를 운송하기 위한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등을 위해서는 각국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일의 수소 전략은 유럽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은 한국·미국·일본에 비해 뒤처져 있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수소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미 2002년 클린 에너지 파트너십(CEP)을 설립해 연료로서 수소에너지에 대한 적합성 검증을 시작했고 2004년에는 베를린에 첫 수소 충전소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한 2007년부터 수소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해 연방 정부 차원의 ‘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 국가 혁신 프로그램(NIP)’을 시행, 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 분야의 응용 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08년에는 수소 경제(Wasserstoffswirtschaft)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 유럽 내 수소에너지 분야를 이끌고 있다. 2020년 3월 기준 83개의 수소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고 2018년 8월에는 세계 최초의 수소 열차가 독일 니더작센 주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수소 열차는 이후 독일 내 다른 주들뿐만 아니라 2019년 10월에는 네덜란드에서도 시범 운행을 진행했다. 독일의 수소 전략은 에너지 전환 차원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대안으로 산업 정책 차원에서 독일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는 <한경Business>에도 발행되었습니다.

위태로운 독일 자동차 산업, ‘구독’으로 돌파구 찾는다.

-BMW·벤츠부터 스타트업까지 뛰어들어…장기리스·카셰어링 장점 모두 갖춰 ‘인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독일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독일의 중심 산업인 자동차 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올해 3월 유럽 내 자동차 매출 감소 폭이 52%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감소 폭인 27%보다 크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감소 폭은 이탈리아 85%, 프랑스 72%, 영국 44%, 독일 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2020.1.2)과 이후(2020.3.19)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 비교(폭스바겐, BMW, 벤츠)©statista>

독일은 폭스바겐·BMW·벤츠·아우디를 비롯한 유럽 소재 완성차 기업들이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2020년 3월 중순부터 최대 4월 19일까지 자동차 생산 라인 가동을 중지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 차량 생산·판매가 3월 중순을 기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보쉬·콘티넨탈·ZF와 같은 자동차 부품 기업들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구독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많은 자동차 기업들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공유 경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의 사례를 참조한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자동차 구독제를 통해 업체가 보유한 차량을 고객이 골라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렌트나 리스와 달리 여러 대의 차량을 취향이나 필요에 따라 바꿔 가며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기간 약정이 짧고 세금·보험·정비 부담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테크내비오’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구독 시장은 2023년 78억8000만 달러(약 9조7247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기업들이 주목한 현대차의 마케팅 

독일의 저명한 자동차 경제학자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독일자동차산업연구센터 교수는 ‘디 차이트’지 기고에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시행했던 방법을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동차 구독 서비스의 유효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시장에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는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가 1년 이내에 실직하면 판매된 차를 되사주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에 힘입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2008년 3%대였던 점유율을 이듬해 4.6%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며 두덴회퍼 교수는 위기에 적절한 마케팅 또는 서비스가 자동차 산업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 해결책이 자동차 구독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독일에서 자동차 구독제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들은 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BMW·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포르쉐 등 기존 자동차 생산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은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 이외에 이미 장기 리스나 렌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여기에 구독 서비스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주로 더 저렴한 가격과 합리적인 조건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차종을 경험하게 해봄으로써 부수적으로는 자사 자동차에 대한 홍보·마케팅의 효과를 얻는다. 예외적으로 포르쉐와 캐딜락은 프리미엄 모델만을 구독제 가능 모델로 선정해 VIP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구독 서비스 Abo-a-car © Volkswagen>

둘째, 전통적인 렌터카 회사들이다. 이들은 기존 렌터카 옵션에 구독 옵션을 추가해 소비자와 장기 계약하고 렌터카보다 저렴한 가격에 장기간 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현재 대형 렌터카 회사 중에서는 식스트(SIXT)가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지역에 따라 다양한 중소 렌터카 업체들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ixt의 구독 서비스 Sixt Flat © Sixt>

셋째, 자동차 구독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자동차 회사와 고객을 중개해 주는 역할을 하고 보증금 등이 없이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3분 만에 구독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들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고 구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주 종목으로 내세운 스타트업 © Cluno>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가장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회사의 다양한 모델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자동차 구독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은 클루노·라이크투드라이브·바이브라카·카십·카밍가·올인원카스가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 트렌드 미리 경험할 수 있어 

자동차 정기 구독 서비스는 기존의 자동차 장기 리스 서비스와 카셰어링의 장점만을 결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제공하는 업체에 따라 최소 구독 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까지 두고 있고 최소 구독 기간 이후 구독 차량을 다른 모델로 바꿔 이용할 수 있다. 주유비 이외에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 즉 세금·보험료·수리를 비롯한 자동차 유지비 등이 모두 월 정기 구독료에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는 짧은 기간 독일에서 거주하는 사람을 위한 단기 차량 렌터카 서비스가 되기도 하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에게 다양한 모델의 자동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겨울에는 이동 거리가 짧아 시내 주행에 적합한 작은 차량을 구독하다가 여름 휴가철에는 장거리 여행을 위한 큰 승합차로 구독하는 등 각 시기별 용도에 맞는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신차를 구매하기 전에 미리 다양한 모델의 차를 일정 기간 동안 미리 운행해 본 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체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구독 이후 구매 시 특별한 서비스를 추가로 받아 차를 구매할 수 있는 별도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독일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가 모빌리티에 관해 더욱 유연한 솔루션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위기가 소비 심리를 위축하면서 큰 지출이 필요한 영역, 장기간의 계약이 필요한 영역을 소비자들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염병으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가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도 구독제를 확장할 계획이고 자동차 구독 전문 업체들은 가입비를 면제해 주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독일 소비자들에게는 전기자동차의 구독에 관한 관심이 일반 자동차에 비해 더욱 높다. 지속 가능성의 측면에서 전기자동차를 이용하고 싶지만 현재 충전소 등의 전기자동차를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지 먼저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구독제는 전기자동차 구매 전 이를 경험해 보려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이 높은 편이다.

이는 독일에서의 자동차 구독 경제가 자동차 ‘구매에서 구독으로’의 단순한 경제적 전환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즉, 구독제는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해 소비자에게 선경험을 제공해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의 환경 및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정책 차원에서 구독제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제조업으로서의 산업이 아니라 미래 경제의 모범으로서 독일 자동차 산업의 발 빠른 변화가 주목된다.

*본 기사는 <한경Business>에도 발행되었습니다.

獨, 코로나 19로 인한 원격진료 가속화

-독일 의료계에 불고 있는 디지털 스마트 헬스 케어 바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코로나19 상황을 ‘세계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위기’라 칭하며, 사회적 연대를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추경예산을 조성했으며, 이 중 35억 유로(한화 약 4조 7천억 원)를 의료산업 및 의료 인프라에 투입하기로 결정하였다.

2월 24일까지 독일은 코로나19 감염자가 16명에 불과했으나, 이탈리아 북부지방으로 스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여, 2월 25일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확진자 수가 5월 9일 현재 17만 1천명, 사망자가 7,510명을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독일의 의료 인프라 현황이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독일은 현재 확진자수 증가 대비 병원의 중환자실, 산소호흡기 등은 아직 충분하지만 마스크, 보호복, 장갑 등 병원 의료진을 위한 보호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이에 독일 정부는 추경예산 중 35억 유로를 독일 병원과 연구소에 지원, 보호복, 마스크 및 관련 백신·치료제 연구개발 및 국민 정보제공을 위해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550억 유로 규모의 예산을 ‘전염병 방지 예산’으로 책정해 필요 시 호흡기 등 의료장비 구입 및 의료인력 충당 등 코로나19 대처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준비하였다.

◆원격진료를 통해 코로나 가상병원 오픈한 NRW주

3월 30일, 독일 NRW주에서 원격진료가 가능한 가상병원이 문을 열었다. © Land NRW

이렇듯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건·의료분야의 직접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독일 내 확진자가 가장 많은 NRW주에서는 3월 30일부터 원격진료(Telemedizin)가 가능한 가상병원(virtuelles Krankenhaus)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독일은 오랫동안 원격의료 금지 원칙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진료가 현실화 되는 이 상황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2015년까지 독일 의약품법에는 환자와 의사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이 있어야만 처방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2015년 E-Health법이 통과되면서, 의료의 디지털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되었다.

2018년 이후에는 원격의료 금지를 전제로 했던 여러 법 규정을 정비하여 세계 최초로 건강 앱을 통한 처방을 가능하게 하는 등 의료의 디지털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코로나 진료 어플리케이션 개발 가속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독일 최대의 종합병원 샤리테(Charite)에서는 코로나를 원격으로 진료할 수 있는 COVapp을 오픈하였다. 먼저, 증상에 관한 간단한 설문조사를 마친 후, 코로나 의심증상인지 아닌지를 판명해 준다. 코로나 의심증상이든 그렇지 않든 모든 응답을 마치고, 조사자가 원하면 원격진료를 예약할 수 있도록 바로 예약 페이지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직접 병원에 가지 않고도 화상통화를 통해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원격진료 앱 KRY에서는 4월 20일부터 코로나 의심환자들이 무료로 진료 받을 수 있다. © KRY

2020년 1월, 독일에서 출시된 원격진료 전문 어플리케이션 KRY도 4월 20일부터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무료로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KRY는 원격진료 스타트업으로 2014년 스웨덴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유럽 전역에 원격 진료 앱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웨덴, 독일, 노르웨이에서 직원 400명, 의사 700명이 일하고 있고, 2014년부터 현재까지 150만 명의 환자가 KRY앱을 통해서 진료를 받았다.

독일 최대의 병원온라인 예약사이트 doctolib은 기존에 주를 이루던 전화예약을 온라인예약으로 유도하여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코로나 위기를 통해 doctolib에서는 화상을 통한 원격진료를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건강관리 앱 ADA홈페이지에서는 COVID-19 Screener라는 서비스를 통해 간단한 질문 몇 가지를 통해 코로나를 진단할 수 있으며 영어와 독일어로 이용가능하다. HIH(Health Innovation Hub)에서는 코로나봇(Der Corona-bot)이라는 이름의 챗봇을 통해 문자를 통한 코로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24시간 상담가능한 챗봇 – Corona Bot © ADA

또 온라인으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Selfapy 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위한 무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스마트 헬스 케어 시장 성장 가속화 전망

독일은 8천3백만의 인구에, 40만 명의 의료전문인력, 300개의 보험회사와 2,000 여개의 종합병원이 있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있어서 상당히 의미 있는 시장이다. 독일 정부는 이와 같은 인프라에 걸맞게 보건·의료산업을 의미 있는 경제 영역이라 칭하여 ‘건강경제(Gesundheitswirtschaft)’ 개념을 일찍이 발전시켜왔다.

건강경제는 병원, 의료보험사, 의료기기, 약국, 건강보조식품 등 건강과 관련한 모든 산업을 통칭한다. 2019년 독일의 건강경제 영역의 부가가치는 전 경제영역의 12%(3,720억 유로)를 차지하고 있고, 고용시장의 16.6%(7천50백만 명)가 건강경제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총 수출액의 8.3% (1,312억 유로)가 건강경제 분야에 속한다. 시장분석 전문가들은 인구통계학적 추세와 의료기술의 발전,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역동성 등으로 인해 독일의 의료관련 산업이 연간 4~5%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의 비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2019년 5월, 독일 정보통신산업협회(bitkom)가 발표한 설문조사(16세 이상 독일시민 1,005명 대상)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65%가 건강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건강정보를 알려주는 앱(25%)이며, 심박수나 혈압 등을 체크해 주는 트래킹 앱(24%)이 그 뒤를 이었다. 운동 방법을 알려주는 앱을 사용하는 사람은 17%,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관련 조언을 해 주는 앱을 사용하는 경우는 15%였다.


독일 유력 경제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피트니스 트레이닝 앱, 명상 및 요가 관련 앱의 매출이 734억 유로로 전년도 대비 두 배가되었으며, 2021 년까지 1,266억 유로로 증가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통해서 원격의료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본 기사는 <한경Business>에도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