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고발한 용감한 여성들

(표지사진: ap)

독일에서도 직장 내 위력에 의한 성희롱 사건 발생
피해여성들, 관할 부서에 서면으로 고발

호헨쉔하우젠(Hohenschönhausen)의 여성들은 어떻게 해서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을까? (☞기사보기작년 12월 18일 독일 주간지 <디 자이트(Die Zeit)>에 발행된 한 인터뷰의 제목이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은 지난해 6월 베를린 동쪽에 위치한 베를린 호헨쉔하우젠 기념관(Die Gedenkstätte Berlin-Hohenschönhausen,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 형무소) 내 성희롱, 성추행, 성차별적 언행과 부당 업무지시 등을 고발한 6명 중 한 사람이다. 지난 6월 11일, 6명의 여성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직원, 실습생, 사회봉사자 등으로 호헨쉔하우젠 기념관에서 일하면서 부소장인 헬무트 프라우엔돌퍼(Helmuth Frauendorfer)에게 성적으로 당한 부당한 일들에 대해 고발했다. 또한 기관 내 남성 중심적이고 권위적인 구조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적 대우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연방 문화-미디어 장관, 베를린 문화-유럽부 장관, 연방 차별금치청(Antidiskriminierungsstelle des Bundes)에 서면을 보냈고(☞편지보기), 이에 베를린 주정부 소속 문화부는 관할 재단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논란이 일자 기념관은 가해자로 지목된 프라우엔돌퍼 부소장을 휴가보냈고 일부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자 그의 해임을 결정했다. 결국 그는 다시 기념관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어 9월에는 호헨쉔하우젠 기념재단 이사회*가 기념관 소장인 후베르투스 크나베(Hubertus Knabe)의 해임안까지 결정했다. 크나베 소장은 2016년에도 있었던 프라우엔돌퍼 부소장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 묵인했으며, 피해 직원의 항의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당시 베를린 문화부는 프라우엔돌퍼 부소장이 관할하는 업무에 여성 직원 또는 여성 자원봉사자들을 두지 않을 것을 지시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크나베 소장 자신도 근무하는 동안 성희롱, 성차별적 발언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의 임기는 올해 3월 31일 끝나지만 지난 9월부터 기념관 출입이 금지됐다.  

*베를린 부시장이자 문화-유럽부 장관 클라우스 레더러(Klaus Lederer, 좌파당)가 호헨쉔하우젠 기념 재단 이사장으로 있음. 6명의 여성이 서한을 보낸 이틀 후 레더러는 이 여성들을 만났다.

 

일반 평등대우법 차별금지조항에 따라 가해자 처벌
사용자 조치와 의무 다하지 않은 기관장도 함께 처벌

독일 일반 평등대우법(Allgemeines Gleichbehandlungsgesetz, AGG)* 제3조에서는 “성적인 괴롭힘(Sexuelle Belästigung 성희롱)”에 관해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제3조 (개념) (4) 성적 괴롭힘이라 함은 원하지 않는 성적 행위와 성적 행위에 대한 요구, 성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신체접촉, 성적인 내용에 대한 언동 및 원하지 않는 음란 표현물의 적시ᆞ현출(現出) 등과 같은 원하지 않는 성적으로 특정한 행동이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하도록 의도했거나 일으킨 경우, 특히 위협, 적대시, 멸시, 품위손상 또는 모욕으로 특징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의도했거나 일으킨 경우에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성적 괴롭힘이 직장내 발생했을 경우, 사용자의 조치와 의무 사항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제12조 (사용자의 조치와 의무) (3) 취업자가 차별금지를 위반한 경우에, 사용자는 경고, 이동, 배치전환 또는 해고 등 차별을 중단시키기 위하여 개별 사안에 적합하고, 필요하며 적정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4) 취업자가 그 업무를 수행하면서 제삼자에 의해 제7조 제1항의 차별을 받은 때에는 사용자는 취업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개별 사안에 적합하고, 필요하며 적정한 조처를 하여야 한다.”

*독일 일반평등대우법은 인종, 출신 민족, 성별, 종교 또는 신념, 장애 여부, 연령 또는 성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을 방지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프라우엔돌퍼 부소장은 그동안 여성들에게 직접적인 신체접촉은 물론 개인 면담을 핑계로 한 메시지, 저녁 식사 및 개인 집으로 초대, 음주 권유, 데이트 및 잠자리 요청, 외모에 대한 언급이나 성생활(성 접대 시설, 파트너 교환클럽 방문 등) 및 성적인 농담 등 명백한 성희롱을 해왔다. 거기에 크나베 소장은 해당 직원의 성희롱으로 인한 고충을 접수하고도 필요한 적정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번 호헨쉔하우젠 기념관의 소장과 부소장이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해임된 사건은 독일 또한 직장 내 권력을 이용한 성희롱 및 추행이 존재한다는 점, 피해 여성들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시사하고 있다. 독일 연방차별금지청에 의하면 독일 노동자의 20% 정도만 직장 내 성적 괴롭힘 및 (평등대우법 제14조 ‘근무 거부권 등과 같은) 피해 시 권리와 사용자의 권리 조항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노동자 두 명 중 한 명이 직장 내 성적 괴롭힘을 당하고만 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독일 성폭행 처벌 강화 노력
성희롱 조항 신설, 가해자 처벌 강화

호헨쉔하우젠의 6명의 여성이 자신들의 피해를 경찰의 수사가 아닌 정치적 해결에 맡겼던 것은 독일의 형법이 성희롱 또는 성폭행 관련 조항에 있어서 아직도 피해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비판에서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약간의 진보는 있었다. 지난 2016년 개정된 독일 형법(Strafgesetzbuch, StGB)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성희롱(Sexuelle Belästigung)” 조항이 새로 생겼다. 신설된 형법 제 184i 조에 의하면, 성희롱의 경우 “(1) 신체적으로 접촉하여 성적인 방법으로 타인을 희롱한 자는, 다른 조항에서 더 엄격한 처벌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2) 특별히 중한 경우에는 3월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으로 처벌한다. 공동으로 범행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특별히 중한 경우에 해당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 여성들이 형사고발을 진행하고 피해사실에 대한 명백한 증거자료를 제출할 경우 가해자는 처벌을 받게 되었다.

동시에 성폭행 처벌 강화에 대한 개정안도 가결됐다. 이 안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명백하게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면 성폭력 범죄로 처벌이 가능(Nein heißt Nein, No means No)’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개정 전 독일 형법은 ‘가해자가 행사하는 폭행⋅협박에 맞서 피해자가 물리적으로 저항했을 때’라는 조건에 따라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의 폭행이나 협박이 얼마나 심했는지 증명해야 했거나, 자신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거부의 의사를 표현했는지 증명해야 했다. 개정된 법안에서는 여성의 의지에 반해 성폭력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모두 성폭력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형법 제 177조 개정안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177조 (성적 공격, 성적 강요, 강간 Sexueller Übergriff; sexuelle Nötigung; Vergewaltigung)
제1항 타인의 ʻ인식가능ʼ한 의사에 ʻ反하여ʼ 타인에게 자신 또는 제삼자의 성행위를 감수하도록 하거나 자신 또는 제삼자에게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한 자는 6월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제2항 타인에게 성행위를 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성행위를 하도록 하거나 또는 제삼자에 대하여 혹은 제삼자의 성행위를 타인에게 수행 또는 감수하게 한 자가 이하의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전항과 마찬가지로 벌한다.
 1호 행위자가 타인이 반대 의사를 형성하거나 표명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한 경우
 2호 행위자가 타인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상태에 기초하여 의사 형성 또는 표명이 현저히 한정되어 있는 상황을 이용한 경우 단, 행위자가 타인의 동의를 얻은 경우를 제외한다.
 3호 행위자가 기습적인 공격 순간을 이용한 경우
 4호 피해자의 저항 시 피해자에게 상당한 해악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을 행위자가 이용한 경우
 5호 행위자가 상당한 해악을 동반한 협박으로 타인에게 성행위의 수행 또는 감수를 강요한 경우
제3항 미수는 벌한다
제4항 의사 형성 또는 의사표명 능력의 결여가 피해자의 질병 또는 장애로 인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자유형에 처한다.
제5항 이하의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자유형에 처한다.
 1호 행위자가 피해자에게 폭행한 경우
 2호 행위자가 피해자에게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현재의 위험을 동반한 협박을 한 경우
 3호 피해자가 무방비 상태로 행위자의 영향 아래 방치되어 있는 상황을 행위자가 이용한 경우
제6항 특히 그 죄가 중한 경우에는 2년 이상의 자유형에 처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하의 각호에 해당할 경우에 해당하면 특히 중한 경우로 본다.
 1호 행위자가 피해자와 성교하거나 또는 피해자로 하여금 상당히 수치스러운, 특히 신체 침입을 수반한 유사 성행위를 하거나 피해자로 하여금 행위자에게 유사 성행위를 하게 한 경우(강간)
 2호 다수에 의해 공동으로 범해진 성행위의 경우

 

여성에 대한 구조적 억압은 독일 사회의 고질적 문제
독일 여성 7명 중 1명 성범죄 경험

2016년 7월 성희롱과 성폭행 가해자 처벌 강화와 관련된 형법 개정이 연방 하원의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된 배경에는 그 해 첫날, 쾰른에서 일어났던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이 깊다. 아프리카와 아랍 국가 출신의 난민 남성들이 집단으로 여성들을 추행하고 강간한 사건 이후 가해자 처벌을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독일이 난민을 받아들인 뒤부터 성범죄율이 늘어났다, 난민 남성들의 성폭행 위협으로부터 자국 여성을 보호하자’는 등의 극우주의자들의 메시지가 힘을 얻게 된 것도 바로 이 시기부터다. 하지만 독일에서 여성에 대한 추행, 강간 등과 같은 성범죄는 2016년 이전에도 해마다 진행되는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쾰른의 카니발 등의 행사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였다. 독일내 맑스주의, 여성주의 일부에서는 여성에 대한 구조적인 억압이 독일사회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외국인 남성이 저지른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인종차별적인 법이 아니라 피해 여성들을 위한 실질적인 피해자 중심의 법 강화를 주장한다. 독일 대표 여성인권 단체 테레데스페메스(Terre des Femmes)에 의하면 실제로 독일 여성 7명 중 1명이 성범죄를 경험했다. 2015년 기준 약 10만 4천여명의 여성이 살인치명적 상해강간성추행위협 또는 스토킹의 피해를 입었다. 이중 351명의 여성이 고의로 또는 우발적으로 파트너에게 살해당했다. 

오랫동안 한 기관에 만연한 성범죄와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지배적이고 권위적인 구조, 이 문제들이 밝혀지고 관련자들이 처벌받는 과정에서 여성이 피해자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독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 베를린 호헨쉔하우젠 기념관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와 이를 묵인한 관리자가 처벌을 받은 사례는 노동 현장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성폭행 범죄에 대해서도 적용되어야 한다. 개정된 형법에 따라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안전하게 고발하고, 가해자가 엄격하게 처벌받을 때 호헨쉔하우젠의 용기 있는 여성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인터뷰한 피해자 여성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우리 중 여럿은 겁을 먹었습니다. 소장과 부소장을 두려워했고, 우리의 커리어에 영향을 받진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우리는 익명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고발 과정에서는 실명으로 우리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직접 만나 증언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희롱과 성폭행을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모든 고용주에게 적용되는 차별 금지법이 있습니다. 고용주는 직장 내 성차별적 행위에 대해 금지하거나 금지시켜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피해사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신뢰하는 친구와 동료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권리를 꼭 요구해야 합니다.

 

*덧붙임: 성희롱의 종류 (연방 차별금지청 “Was_tun_bei_sexueller_belaestigung” 참고)
구두)
성적인 것을 암시하는 발언과 농담 / 옷, 외모, 사생활과 관련한 추근대는 말 또는 모욕적인 말 / 성적인 외설적인 말 / 성적인 내용이 담긴 질문 (사생활 또는 은밀한 영역에 관한 질문) / 친밀한 행위 또는 성적 행위 요청 (내 무릎에 앉아 등) / 성관계를 염두한 부적절한 데이트 초대
구두 외)
음흉하거나 위협적인 응시 또는 외설적인 시선 / 휘파람 / 성과 관련된 원치않는 이메일,  문자, 사진 또는 비디오 / 소셜미디어를 통한 부적절하고 음흉한 접근시도 / 음란물 게시 또는 송부 / 외설스러운 노출
신체 관련)
원치 않는 터치(가볍게 치기, 쓰다듬기, 꼬집기, 껴안기, 키스), 고의가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도 / 반복되는 신체적 접근, 반복되는 신체접촉, 한팔 거리를 유지 않는 신체적 접근 / 육체적인 폭력, 강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성폭행

*참고:
-https://www.deutsche-handwerks-zeitung.de/sexuelle-belaestigung-wegsehen-verboten/150/3098/374974
-정지혜(2018)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No means No)처벌을 위한비교법적 검토와 제언-성범죄의 폭행⋅협박 요건 수정을 중심으로”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60호)
-Silke Stöckle, Marion Wegscheider(2016) “Was von der Silvesternacht blieb” (Marx21 01-2016)
-http://www.kwdi.re.kr/research/ftrandView.do?s=searchAll&w=%EB%8F%85%EC%9D%BC&p=3&idx=110682
-http://law.nanet.go.kr/lawservice/lawissue/lawissueView.do?searchCon=&searchKey=&searchAsc=&searchSubject=&searchSubject2=&searchFromDate=&searchToDate=&sort=&dir=&pageNum=1&pos=1&cn=KLAW2015000014
-https://frauenrechte.de/online/images/downloads/hgewalt/Sexuelle-Gewalt-in-Deutschland.pdf

신중도? 유럽 우파의 이데올로기와 움직임 (3)

신중도? 유럽우파의 이데올로기와 움직임

: 드레스덴 정치학회 리뷰(3)

손어진(소나기랩 연구원, 치타우-괼리츠 대학 정치학 박사과정)

목차

5. 유럽연합 의회에서 극우정당 연합

6. 구소련 국가, 구동독 지역의 극우현상

 6.1. 극우 정당의 의회 진출

 6.2. 극우 현상의 이유

7. 일상에서 만나는 극우 메시지

5. 극우 정당의 유럽연합(EU) 의회 진출

평화와 자유를 위한 동맹(APF)* 반유럽연합 체제, 보호주의, 자국의 이익을 대표

극우-뉴라이트의 조직적인 운동, 극우 정당의 세력화는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그리스, 스웨덴 등 전 유럽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독일의 AfD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국민전선(National Front), 이탈리아의 북부동맹(Lega Nord)과  이탈리아형제(Brothers of Italy), 네덜란드의 자유당(Party for Freedom), 오스트리아의 자유당(Freedom Party), 벨기에의 플랑드르 이익당(Flemish Interest), 그리스의 황금새벽당(Golden Dawn), 헝가리의 요비크(Jobbik, 더 나은 헝가리를 위한 운동), 슬로바키아의 슬로바키아국민당(People’s Party-Our Slovakia), 스웨덴의 스웨덴민주당(Sweden Democrats), 덴마크의 덴마크인민당(Danish People’s Party) 등 유럽 전역에서 우파 세력들이 각 국가의 의회로 진출했다.* 이들 중 몇몇 국가는 EU 의회에 진출하여, APF로 묶여 전 유럽차원의 공동 대처, 공동 해결 등을 통한 연대와 협력을 추구한다. APF 주요한 기본 입장은 다음과 같다.*

  • 우리는 개별국가들과 함께 기독교 가치와 유럽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증진하며, 우리 시대의 커다란 도전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주권 국가로서의 유럽을 지지한다.
  • 우리는 평화로운 삶을 위한 기본 인권을 옹호하며, 본국에서 살기 좋은 표준을 지킨다. 이민자와 원주민을 괴롭히는 차별과 불평등을 초래하는 대량 이민에 대해 반대한다. 우리는 유럽 청소년들이 우리의 전통적 가치를 지키고, 우리 민족성과 문화를 파괴하는 것들에 저항하도록 하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APF가 그리는 평화로운 유럽. 전통적인 백인 가족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APF(Alliance for Peace and Freedom) *관련기사 : 떠오르는 유럽의 극우정당, 그들은 누구인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5.02.15) 

6. 체제 변화를 극심하게 겪었던 구소련지역, 동독지역에서 극우 강세

유럽의 경우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자유 민주주의 정치체제로의 변환 과정에서 사회경제 변화를 극심하게 겪었던 지역에서 이같은 우파 이데올로기 확산 현상이 분명히 나타난다. 예를 들어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진 유럽의 구소련 국가*(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독일의 경우 동독(작센, 작센안할트, 브란덴부르크,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튀빙겐, 동베를린) 지역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국가 및 지역을 중심으로 모아진 극우세력은 정당으로 창당되고, 점점 정치적인 힘을 얻는 과정에 있다. *윤덕희(2016) “중·동유럽에서의 포퓰리즘 상승에 관한 연구” 국가전략 22권 1호

대표적으로 폴란드의 경우 2015년 5월 대선에서 극우 법과정의당(PiS)의 안제이 두다(Andrzej Duda)가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10월 총선에서는 법과정의당이 집권 정당이었던 자유주의 보수정당인 시민연단(PO)을 이기고 총 의석 460석 중 235석을 차지했다. 2018년 헝가리에서도 반난민 민족주의 정당인 피데스(Fidesz)와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요빅(Jobbik)이 전체 의석 199석 중 159석을 차지했다. 체코의 자유와직접민주주의(SPD), 슬로바키아의 국민당(SNS), 불가리아의 애국연합(ОП) 등도 극단적 민족주의, 인종차별주의, 반유럽연합(글로벌 자본주의와 공동규제 반대), 주권과 정체성 회복 등을 주장하면서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의회에 진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구동독지역과 서독에서 독일을위한(AfD)의 지지율은 30%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2017년 연방선거의 경우, 서독 뮌스터 지역에서 AfD의 지지율은 4.9%, 동독 작센의스위스 지역 35.5%).

독일 16개 주에서 독일을위한대안(AfD) 지지율 © Stuttgarter Zeitung

서구 유럽의 새로운 자유 민주주의,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서 소외된 집단

사회주의 정권이 붕괴되고 진행된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제도화와 정당체제의 수립 과정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집회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정치 엘리트 중심으로 자유 민주주의 정당 체제가 공고화되는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대변되지 못하는 집단들이 생겨났다. 자유주의 시장경제 혹은 유럽 시장질서로의 전환 과정에서 이들의 소외(경제적 격차, 불안정, 빈곤, 실업 등)는 더욱 극심해졌다. 이들 사이에서 지배 엘리트들에 대한 반감, 대의제 민주주의 체제 또는 유럽연합 체제에 대한 반발, 여기에 대중을 선동시킬 수 있는 민족주의적 주체성 회복과 같은 포퓰리즘 현상이 더해졌다.

동독의 경우,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진 이후에도 동독 시민들을 대표하는 정당인 독일 민주사회당(PDS)이 존재했고, 이것이 좌파당(LINKE)으로 이어져 여전히 구동독의 시민들의 지지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반면 이 동독 지역에서 극우 정당인 AfD 지지율이 높은 것은 좌파당 또한 이러한 엘리트 정치집단이란 대중들의 이해에서 피해갈 수 없으며, 현재의 정치·경제 시스템으로는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사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7. 일상적으로 전파되는 우파의 메시지

반(反)난민·반이민·반이슬람·반유럽연합·반페미니즘·반유대주의·민족주의

아직도 종이 매체가 살아있는 독일에서 일상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월간 잡지(Compact, Sezession, Zuerst, DMZ, CATO), 주간 신문(Junge Freiheit) 및 기타 잡지(Deutschland in Geschichte und Gegenwart, Volk in Bewegung, Blaue Narzisse, Burschenschaftliche Blätter) 뿐만 아니라 인터넷 신문(Pinews) 등을 통해 우파 이데올로기가 확산된다. 또한 각종 정치 모임, 클럽, 조합, 비영리 단체, 연구기관 (Sozial-Natonal-Legal, Deutsche Stimme, Zündstoff, Der Ordnungsruf,  Kampfsport, IVW) 등의 형태로 활동하기도 한다.

특히 제체시온(Sezession)의 편집장이자 안타이오스(Antaios)라는 개인 출판사를 가지고 있는 괴츠 쿠비체크(Götz Kubitschek)는 독일 극우 이데올로기를 생산·양산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다. 그는 극우 주간신문인 융에 프라이하이트(Junge Freiheit)의 설립자이자 편집인이며, 우파 싱크탱크인 국가정책연구소(Institut für Staatspolitik)를 창립했다. 또한 그는 앞의 글에서 언급한바 있는 독일 내 정체성 운동(Identitäre Bewegung)과 아인 프로첸트(Ein Prozent)의 설립에 깊이 관여했으며, 종종 페기다(PEGIDA)와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기도 한다. 그는 그의 잡지와 신문 등을 통해 독일 민족주의, 뉴라이트, 반유대주의 핵심 이데올로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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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나치 독일로의 회귀?

작센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일이다. 그림 그리기 활동을 하던 한 아이의 그림을 보고 교사는 깜짝 놀란다. 아이는 가족들과 집에서 노는 장면이라고 그림을 그렸는데, 집 안에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가 중심에 걸려 있고, 엄마와 아빠가 ‘하일히틀러’ 경례를 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이 일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모 세대 중에서 AfD 지지자 또는 극우 파시스트 집단의 멤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이에 어린이집 교사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아이들의 사상 교육에 관련한 교사 교육, 극우 부모들과의 만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적인 학부모회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균형잡인 사고와 이해를 위한 지침 등에 관해 이야기 나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돼지고기를 먹는데, 저 아이만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모든 아이에게 고기를 먹여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 하는 부모들을 상대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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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집에 있다’는 낙서와 그림 ©Starosta K büro

드레스덴에서 열렸던 이틀간의 컨퍼런스를 마치고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왔다. 3년간 서베를린에 살 때는 주로 교통수단이 지하철(U반)이었는데, 동베를린으로 이사온 후부터는 주로 슈트라센반(Straßenbahn=Tram)을 타고 다닌다. 슈트라센반 안에서 문득 ‘이들 중 나를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오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극단적인 생각은 아닐까 하다 ‘독일을위한대안(AfD) 지지율 35.5%’라는 수치가 떠오른다. 독일과 유럽은 정말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트람은 영어식 표현으로, 동독 사람들은 여전히 독일어로 슈트라센반이라 말한다. 베를린이라도 서베를린은 지하철(U-Bahn, S-Bahn)이 개발되면서 트람이 없어졌고, 동베를린은 아직까지 슈트라센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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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손어진

독일 치타우/괼리츠 대학 정치학(Management Sozialen Wandels) 박사과정

독일 베를린 4년차 거주. <독일 통일 이후 신자유주의 노동개혁(하르츠 IV)이 구동독 지역 청년들의 정치적 태도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독일의 선거제도, 진보정당(녹색당, 좌파당), 정당정치 및 청(소)년들의 정치참여 등이다.

신중도? 유럽우파의 이데올로기와 움직임 (2)

신중도? 유럽우파의 이데올로기와 움직임

: 드레스덴 정치학회 리뷰(2)

손어진(소나기랩 연구원, 치타우-괼리츠 대학 정치학 박사과정)

목차

2. 컨퍼런스 개요

3. 현대 극우이데올로기

4. 새로운 극우 운동

4.1. 정체성 운동(Identitäre Bewegung)
4.2. 아인 프로첸트(Ein Prozent)

2. 컨퍼런스 개요

“우파의 위협은 훨씬 다양하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폭력적인 네오나치들이 독일 제국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민족주의적 우파 포퓰리스트들과 민족주의자들이 독일제국의 정체성에 대한 그들만의 개념과 목표 및 전략을 가지고 독일 민주주의 공화국과 시민들을 대항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의 목표는 이러한 다양성을 주제로 독일의 우파현상과 관련된 여러 연결요소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세계의 서로 다른 모델들을 설명하는 여러 이데올로기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공통된 목표가 서로 다른 우파 세력들의 다양한 활동들을 연결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또한 독일 사회의 큰 변환 과정에서 우파 현상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독일 사회의 수용과 거부 반응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는지 또한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우파 진영의 언론 보도와 미디어를 통한 네트워킹은 독일 사회와 어떻게 상호작용 하면서 존재하는지 보고자 합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다양한 강의와 워크샵을 통해 전문적이고 개인적인 맥락에서 이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참가자들은 우파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배경과 구조에 대해 정보를 얻고, 어떻게 일상에서 이 현상을 맞닥뜨리고 전문적으로 대응해야 할지 알게 될 것입니다.” <출처: 컨퍼런스 홈페이지>

컨퍼런스에서는 유럽지역, 특히 독일의 극우 현상에 관한 연구 발표와 이와 관련한 다양한 워크샵이 진행되었고, ‘신중도? 유럽지역의 우파 이데올로기와 그 움직임’이라는 제목 아래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졌다.

첫째 날에는 현재 우파 이데올로기를 표방하며 활동하고 있는 단체(정당, 조합, 비영리단체, 청년조직, 미디어 등)의 종류와 그들의 활동 양상을 소개했다. 둘째 날에는 유럽과 미국 사회의 우경화 현상에 대한 사회경제적, 문화적 변환을 중점으로 원인 분석이 이루어졌고, 마지막 날에는 이러한 우파 단체들이 미디어를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일반 시민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지를 설명하였다). 매일 2~3개의 주제 발표가 진행됐고, 주제와 관련된 1~2차례의 실용적인 워크샵이 뒤따랐다.

3. 현대 극우 이데올로기

: 반(anti) 이주민, 반 무슬림, 반 문화 다양성, 반 페미니즘

독일의 전통적 보수주의는 일반적으로 종교, 권위, 전통, 민족, 고향, 토지, 명예, 의무, 신뢰, 연속성, 생성, 자연 등의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전통주의는 과거의 것과 가치를 보전하려는 인간의 성향적 특성을 기초로 한다면, 보수주의는 근대 이후에 역사적으로 생겨난 정치화된 입장을 말한다.*

*김창준(2010), “독일 보수주의 담론과 토마스 만”, 세계문학비교연구 제32집

독일 기민당(CDU)*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기독교 사회주의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창당한 대표적인 보수주의 정치세력이다. 초기 기민당이 재정적 보수주의, 국가적 보수주의에 근간한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를 지지했다면, 1980년대로 와서는 자유주의 시장경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유럽연합(EU)과 미국과 강한 연대 속에서 강력한 시장경제 질서를 구축하고, 국내외 범죄에 대해 경찰력으로 강경하게 대처하며, 노동이주를 포함한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언어 교육을 통해 독일 사회에 적극 융화시키는 정책을 내세운다. 최근 유럽으로 피난 온 난민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기민당(CDU)독일기독교민주연합, Christlich-Demokratische Union Deutschlands. 1945년 6월 26일 베를린, 라인란트, 고슬라어에서 창당했다.
**19세기 이래 독일에서 발전한 ‘기독교 사회주의’는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연대’와 ‘부조’의 원칙을 끌어냈고,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물론이고 소유권에 토대를 둔 자유로운 경제 질서와 모든 사람을 위한 평등의 실현 등 현실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과 그 실현을 필요로 했다.장수한(2017), “독일 기독교민주당의 강령 및 경제정책에 나타난 기독교 사회교리 (1945-1949)”, 복음과 실천 제59집

2013년 2월 창당한 독일을위한대안(Alternative für Deutschland, 이하 AfD)은 유로 위기, 유로존 탈퇴, 직접민주주의로의 회기(국민투표 강화), 전통적인 남녀가정 지지(동성애, 퀴어 반대), 보수적인 이주 및 난민 정책(까다롭고 엄격한 이민 절차와 난민심사를 통한 이민자 및 난민 자격부여), 독일 내 이슬람 금지 등과 관련된 정책을 내세워 2017년 연방 선거에서 12,6% 득표율을 기록해 총 709석 중 94석, 3번째로 큰 정당이 되었다. AfD의 주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 우리는 전통적인 가정을 모범적인 가정으로 신봉한다. 결혼 관계와 가족은 국가의 특별한 보호 아래에서 기본법에 의해 권리를 갖는다.
    • 우리는 독일 주도적 문화를 신봉한다. 우리는 다문화주의 이데올로기가 사회평화와 문화적 통일을 통한 국가 지속을 위협하는 요소로 간주한다. 국가와 시민사회는 독일문화를 바탕으로 한 독일의 정체성을 자부심을 갖고 방어해야 한다.
    • 이슬람은 독일에 속하지 않는다. 우리는 신앙, 양심, 고백의 자유를 신봉한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우리의 법률, 유대계-기독교와 인본주의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우리의 문화에 반대하는 이슬람 교리에 대해서 분명히 반대한다.  
    • 지리적인 위치, 역사, 인구 및 인구밀도 등에 근거해 독일은 고전적인 이민 국가가 아니다. 정치적 박해를 받거나 전쟁 때문에 생긴 난민과 불법 또는 비합법적 난민은 구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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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독일이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항변한다는 독일을위한대안(AfD)의 반난민 슬로건 ©AfD

 

4. 새로운 극우 운동

4.1. 유럽을 잇는 뉴라이트 청년 정체성 운동(Identitäre Bewegung)

유럽과 독일의 극우-뉴라이트 운동에 상당수의 젊은이가 참여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AfD는 청년 조직으로 전국에 약 1800명의 JA(Junge Alternative) 당원을 보유한다. 디 이덴티테렌(Die Identitären)은 2002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청년 극우단체 ‘레스 이덴티테레(Les Identitaires)’와 2003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네오파시스트 단체 ‘카사 파운드(Casa Pound)’를 이은 유럽 정체성 운동(Identitäre Bewegung)의 일환으로, 2012년 오스트리아에서 그리고 2014년 독일에서도 만들어졌다.

디 이덴티테렌은 스스로 ‘유럽 애국 청년 운동’을 자처하면서 유럽의 평화와 안전, 전통과 문화유산을 수호하기 위해 싸우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지금까지 좌파진보 세력들을 중심으로 한 의사결정권자들과 엘리트들이 ‘다문화 유토피아’ 따위의 거짓말로 자신들과 새로운 세대의 안전을 침범했고, 이는 곧 정치적 실패를 의미한다 주장한다. 이를 대항하기 위해 디 이덴티테렌은 집회와 시위 등을 기획하고 개최하며, 정치교육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공공장소에 자신들의 슬로건을 배치하고, 광범위하게 자신들의 의제를 전달하기 위해 각종 온라인 활동을 병행한다. 독일에서만 약 5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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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7일 ‘안전한 국경, 안전한 미래’ 라는 천막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 걸고 있는 Identitären 청년들 ©Deutsche Welle

4.2. 새로운 극우 운동 아인 프로첸트(Ein Prozent)

클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자금 조달해 가짜 뉴스 생산

아인 프로첸트(Ein Prozent, 1%)는 2015년 11월 ‘독일 최대의 애국 시민네트워크’로 시작된 플랫폼 조직이다. ‘난민의 침입은 독일과 유럽의 재앙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이것을 가능하게 한 기존 정치와 언론에 대항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애국적인 시민들의 풀뿌리 네트워킹과 자금모금을 통한 항의 및 로비활동을 목표로 한다. 1%의 독일인 80만* 명이 참여하면 가능하다는 슬로건 하에, 불법 입국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을 더욱 보안 할 것, 이미 불법적으로 도착한 모든 사람에 대해 정확히 등록하고 추방할 것, 국가 및 사유재산을 보호할 것 등을 주장한다.

*현재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맴버가 58만 명, 사민당의 당원이 46만 명, 바이에른 뮌헨 축구클럽 회원이 25만 8천 명임을 비교하면서 8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직접 생산해내는 칼럼, 분석기사, 영상, 영화, 홍보 자료 등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국적인 AfD 지지자들의 시위, 드레스덴 등지의 PEGIDA 집회, 네오나치 활동에 대한 홍보는 물론이고, 실제 난민 현황 및 피난 상황과 관련한 사실에 대해 왜곡시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며, 난민과 관련된 주요 범죄 사건을 부각시키는 글들을 발행하고 유포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헌법소원 운동, AfD 선거운동, 게릴라성 캠페인 활동 및 각종 조사와 연구를 병행한다. 현재까지 아인 프로첸트는 약 4만 4천 명이 이 조직을 후원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펀딩으로 25만 유로가 모여, 80만 여 개의 인쇄물을 배포하고 인터넷을 통해 약 40만 명이 아인프로첸트의 소식을 받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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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이민자의 폭력에 의한 희생자라고 증언하는 영상과
그 외 선전물로 쓰이는 많은 영상물 © Ein Prozent

©모든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있으며, 콘텐츠의 편집 및 전송권은 소나기랩이 가지고 있습니다.

 

신중도? 유럽우파의 이데올로기와 움직임 (1)

신중도? 유럽우파의 이데올로기와 움직임

: 드레스덴 정치학회 리뷰(1)

손어진(소나기랩 연구원, 치타우-괼리츠 대학 정치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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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중도? 유럽 우파의 이데올로기와 움직임> 컨퍼런스 포스터 ©DHMD

목차

1. 컨퍼런스가 개최된 배경

1.1. 독일 우파의 근거지, 작센주에서 열린 정치학 컨퍼런스

1.2. 켐니츠 사건: 독일인이 난민에 의해 살해당했다!?

1.3. 극우정당 AfD의 등장 


독일 우파의 근거지,

작센주에서 열린 정치학 컨퍼런스


지난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작센(Sachsen)주의 주도인 드레스덴(Dresden)시에서는 ‘신중도? 유럽지역의 우파 이데올로기와 그 움직임(Die neue Mitte? Rechte Ideologien und Bewegungen in Europa)’이라는 제목으로 3일 동안 컨퍼런스가 열렸다.

작센주는 작년 연방 선거에서 이민자를 배척하는 우파 포퓰리즘 정당 독일을위한대안(이하 AfD)*에 가장 많은 표를 던진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센주에서 이러한 학회가 열린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Alternative für Deutschland, 독일을위한대안 정당. 2013년 베를린에서 창당.
** 관련기사 :독일 극우 72년만에 의회 입성…“독일이 포퓰리즘에 졌다” (한겨레, 2017. 9. 26)

마치 한국의 대구에서
박정희-박근혜를 비판적으로 다루는
학회를 여는 것과 마찬가지다.

컨퍼런스는 드레스덴의 독일 보건 박물관(Deutschen-Hygiene Museum Dresden)에서 열렸다. 유럽의 우파와 관련한 컨퍼런스가 왜 독일 보건 박물관에서 열린 것일까?

1912년에 의학/보건/위생 교육을 목적으로 세워진 ‘드레스덴 보건 박물관’은 독일 현대사와 함께 정치·사회적 변화를 경험한 곳이다. 나치 체제(1933-1945) 하에서는 보건 박물관이 나치 우생학, 인종 우월 이념을 생산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45년에는 드레스덴 폭격에 의해 대부분의 건물이 폭파되었다가 재건되었으며, 이후 동독(DDR, 1949-1990) 정부하에서는 공공 보건(흡연, 성교육, 임신, 수유 등)에 관련한 교육자료 등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인류, 인간, 신체’ 등을 주요 테마로 하여 관련한 다양한 과학적, 철학적, 사회학적 전시 및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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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독일 보건 박물관 ©DHMD

이번 컨퍼런스 동안 박물관에서는 ‘인종차별주의(Rassismus)’라는 주제로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 전시에서는 인종(종족)이란 18세기 제국주의가 양산한 과학적 발명품일 뿐이며, 이 인종차별 이데올로기가 가져온 현대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불평등을 강력하게 저항하고 비판하고 있다.

컨퍼런스의 마지막 순서는 이 전시를 함께 관람하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AfD를 비롯한 오늘날 독일 사회의 우파 집단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과 인종차별주의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컨퍼런스는 독일 보건 박물관과 함께, 독일연방의 정치교육분과(Bundeszentrale für politische Bildung), 드레스덴 공대 메르카토르 이민과 민주주의 포럼(Mercator Forum Migration und Demokratie an der TU Dresden), 드레스덴 공대 커뮤니케이션학과 (Institut für Kommunikationswissenschaft der TU Dresden), 치타우/괼리츠 대학의 트라보스* 연구소(TRAWOS-Institut der Hochschule Zittau/Görlitz), 작센 문화사무소(Kulturbüro Sachsen e.V), 드레스덴-마이센 교구의 가톨릭 아카데미(Katholischen Akademie des Bistums Dresden-Meißen)의 협력 속에서 진행되었다.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의 ‘변동, 거주, 사회적 지역발전(Transformation, Wohnen und soziale Raumentwicklung)’ 등을 연구하는 연구소. 치타우와 괼리츠도 작센 주의 도시들 중 하나이다.

이처럼 국가기관에서 시민단체, 종교 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체들의 참여는 우파의 생각과 움직임에 대한 독일 내의 대단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켐니츠 사건:

독일인이 난민에 의해 살해당했다!?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작센주 켐니츠(Chemnitz)시, 작센-안할트(Sachsen-Anhalt)주의 쾨텐(Köthen)시 등에서는 극우 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있었다. 이 시위는 지난 2018년 8월 26일 켐니츠시내 거리 축제 이후 발생한 쿠바계 독일인의 사망사건 용의자가 이민자인 이라크인과 시리아인으로 알려지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9월 1일에는 독일대안당 등 반외국인 극우세력이 주최한 대규모 침묵시위 및 이에 맞선 반극우주의 시위가 충돌하여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후 용의자 중 한 명은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풀려났다. 희생자는 이민자 배경을 가진 독일인이었고, 나치에 반대하며 독일 좌파당을 지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우파가 악의적으로 난민 vs 독일인의 구도로 사건을 단순화 시키고 있다는 등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관련 영상 

이에 사망자를 추모한다는 명목으로 극우 단체들이 집회를 조직했고, 여기에 독일 전역에서 네오나치들이 몰려와 켐니츠에서는 6000여 명이, 쾨텐에서는 2천 500여 명이 모였다. 집회를 조직한 단체 중 일부는 난민과 이민자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는 선전을 퍼트렸고, 집회는 과격한 구호와 욕설이 난무했다. 이후 계속된 극우 단체들과 개인들의 집회와 그들의 폭력적이고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은 시위 장면은 뉴스에 연이어 보도됐다. 

Chemnitz
켐니츠에서 열리고 있는 극우파 시위의 모습(2018.8.27) ©Spiegle ONLINE

사람들은 ‘우리가 (바로 그 위대한 독일) 국민이다!(Wir sind das Volk!)’, ‘(우리 세금 축내면서 우리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나 일으키면서 평온한 우리 일상을 망가뜨리는) 외국인들은 모두 나가라!(Auslander raus!)’, ‘(이런 외국인과 난민을 받아들인) 메르켈은 물러나라!(Merkel muss weg!)’ 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고함을 친다. 그런가 하면 ‘히틀러 만세!(Heil Hitler)’를 하는 사람도 카메라에 잡힌다. * 이 시위대에는 AfD, 페기다(PEGIDA*), 자유 전우회(Freie Kameradschaften), 네오나치(Neonazi), 극우 훌리건(Hooligan) 등이 함께했다.

*관련기사 : 메시지로 드러난 학살분위기 (“Pogromstimmung mit Ansage” Neues Deutschland(2018.08.28) 
*PEGIDA: Patriotische Europäer gegen die Islamisierung des Abendlandes. 서방세계의 이슬람화에 저항하는 애국적 유럽인들. 2014년 10월 독일 드레스덴 지방에서 조직된 반이슬람 비영리 정치 조직.

2016년 새해, 쾰른 중앙역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은 독일의 우파 단체들을 연대하게 한 계기였다. 당시 쾰른뿐만 아니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성폭행, 성추행, 강도, 절도 등의 범죄 용의자들 대부분이 이민자로 지목됐다. ‘감히 은혜를 원수로 갚아?’라는 인식이 독일 사회로 살며시 번지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난민을 수용한 메르켈 정부로 일부 화살이 돌아갔다. 

*관련기사 : 쾰른 1000명 집단 성폭력 사건…충격에 빠진 독일(한겨레, 2018.01.06)

2015년까지 주목할 만한 정치적 입지를 갖지 못했던 AfD는 그해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주 선거(2016.03.13)와 베를린시 선거(2016.09.18)에서 각각 15.1%와 14.2%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당히 주의회와 시의회에 진출했다.    


극우 정당 AfD의 등장

작년 9월에 있었던 독일 연방 선거에서 AfD는 연방의회 총 709석 중 94석을 얻어 제3 당이 되었다. 전국적으로 AfD가 얻은 득표율은 12.6%이지만, 켐니츠시가 있는 작센주에서는 27.0% 나 얻어 정당투표로는 연방 내, 작센주 내 최고 득표율과 의석률을 기록했다.* 작센주의 10명 중 약 3명이 AfD를 지지하거나 또는 그들에게 표를 주었고, 수도인 베를린에서도 10명 중 1명이 AfD를 지지하고 있다. 현지에 사는 외국인들이 낯선 독일인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게다가 외국인 여성의 경우 성범죄까지 더해진다. 과연 이 불안이 기우일까?

* 작센주에서 선출된 연방의원 총 38명 중에 기사연이 12명, 독일을위한대안이 11명, 좌파당이 6명, 사민당이 4명, 자민당이 3명, 녹색당이 2명으로 독일을위한대안이 두 번째로 많다.

[2017년 9월 24일 독일 연방의회 선거 결과]

제1 투표 (지역구 후보) 제2 투표 (정당)
득표율 의석수 득표율 의석수 의석수 의석률
기민연 30.2 185 26.8 15 200 28.2
사민당 24.6 59 20.5 94 153 21.6
독일을위한대안 11.5 3 12.6 91 94 13.3
자민당 7.0 10.7 80 80 11.3
좌파당 8.6 5 9.2 64 69 9.7
녹색당 8.0 1 8.9 66 67 9.4
기사연 7.0 46 6.2 46 6.5
299 410 709

[각 정당별 최고 득표율_제2 투표 기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주를 중심으로]

기사/기민연 사민당 독일을위한대안 자민당 좌파당 녹색당
바덴-뷔르템베르크 34.4 16.4 12.2 12.7 6.4 13.5
바이에른 38.8 15.3 12.4 10.2 6.1 9.8
베를린 22.7 17.9 12.0 8.9 18.8 12.6
함부르크 27.2 23.5 7.8 10.8 12.2 13.9
작센 26.9 10.5 27.0 8.2 16.1 4.6

2013년에 창당한 AfD가 1980년, 2007년 각각 창당한 녹색당, 좌파당을 제치고 제 3당이 된 것은 극우와 극좌를 지양하는 독일 민주주의 정당정치의 위기를 보여준다.

정치의 위기는
당연히 사회의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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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대신 마음을” 이라는 구호로 극우파에 반대하는 시위 (켐니츠, 2018.09.01) © Hannibal Hanschke, Die Zeit

그렇기 때문에 특히 작센주의 젊은 학자들과 연구자들, 학교(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포함)와 각종 시민단체 등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정치·사회에서 극우의 움직임을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 현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파·양성 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드레스덴의 컨퍼런스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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