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독일의 생활 중심 문화예술교육

*소나기랩은 매주 발행되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웹진인 아르떼 365+에 코로나 이후 독일의 생활 중심문화예술교육 <이웃에 귀 기울이며 동네에 스며들기>를 발행하였습니다.

동네 소식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새로운 소식이 전파되는 경로, 새로운 소식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관찰해볼 만한 일이다. 처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도시 봉쇄로 인해 텅빈 우한(武漢) 거리 모습이 뉴스로 연일 보도되고, 플라스틱 물통을 방역 장비로 쓰는 우스꽝스러운 모습 등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으며, 봉쇄로 치료를 받으러 가지 못하는 딸을 살리기 위해 바리케이드 앞에서 울부짖는 어머니의 모습 등이 드라마틱하게 전해져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것이 모두의 일이 될지 예견하지 못한 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팔짱을 끼고 바라보았다.

그러나 지난 1월, 국내에도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이제는 중국이 아니라 우리 동네 소식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해졌으며, 내 생활반경 안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전국 상황도 중요했지만, 내가 사는 지역 상황이 궁금해진 사람들은 시나 구의 홈페이지, 지역 맘카페를 드나들면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했다.

베를린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2월 말, 이탈리아로 스키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대거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되고, 급속도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3월 중순에는 학교와 유치원, 레스토랑 등이 문을 닫고, 대부분의 회사원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전국뉴스보다는 지역뉴스와 신문을 확인하면서 자기 동네의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독일은 기본적으로 주 정부별로 다른 시스템과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로 주별로, 도시별로 혹은 지역구 별로 다르게 진행되었다.


가상으로 진행된 베를린 연극축제
[사진출처] 베를린 페스타

국가지원부터 지역사회의 후원과 지지까지문화예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독일 헌법은 예술을 사회가 보호해야 할 귀중한 가치로 정하고 동시에 문화정책 수립과 관련된 주요 역할을 연방 정부가 아닌 16개 주 정부에 위임하고 있다. 주 정부도 행정의 주체라기보다는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그려주는 역할을 담당할 뿐 실질적으로는 시·군 규모의 지방자치단체들과 지역 문화예술기관 당사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의 강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독일의 문화예술은 지역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오랜 전통이 있었고, 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예술가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하는 것을 사회적 책임으로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프리랜서/소기업/자영업자에게 ‘즉시 지원금(Soforthilfe)’을 지급할 때 문화예술인을 포함하였다.

베를린의 1인 자영업자(문화예술인 포함)부터 5인 이하의 팀 및 소기업에는 3개월간 최대 9천 유로(한화 약 1천 200만 원)의 직접 지원금을 지급하였으며, 10인 이하에는 최대 1만 5천 유로(한화 약 2천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였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행사가 취소되고, 입장권이 환불 조치되면서 이로 인해 예술가 사회보험* 가입자들의 수입이 끊기고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을 고려하여, 변동된 예상 수입을 신고하여 보험료를 재산정하거나, 보험료 납부가 어려울 경우 지불 조건 완화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술가 사회보험(Künstlersozialversicherung) : 대부분의 예술가가 고용 관계에 놓이지 못하고 자영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적은 소득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따라 고용 관계를 갖지 못한 프리랜서 예술가들을 사회보험체계 안에서 보장하기 위해 독일 연방정부에서 1981년에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법적 사회보험 가입대상의 자격을 취득하여, 근로자와 같이 의무적으로 연금보험, 의료보험 및 요양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예술가 역시 근로자와 동일하게 사회보험료의 50%를 자기가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국가가 20%, 언론, 출판사, 갤러리 등의 저작권 사용자가 30%씩 납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또 예산이 지원되었던 문화 프로젝트 및 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조기 종료되는 경우, 공공 예산 및 보조금법률에 따른 사례별 조사 후 이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소비된 예산은 회수하지 않기로 하였고, 행사 취소로 인해 남은 예산만 반납하도록 했다. 이 밖에 소상공인, 프리랜서(예술가 포함)의 6개월간 주거비 보조를 위해 110억 유로(한화 약 15조 4천억 원)를 추가 지원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문화예술에 대한 든든한 지원과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지이다. 앞서 언급한 국가 및 주 차원의 지원 이외에도 #Saengerhilfe(성악가돕기), #support your local artist(지역예술가 돕기), #join us at home(집에서 함께해요), #ich will kein geld zurueck(환불받지 않겠습니다.) 등의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 등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성악가돕기 운동에는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참여하면서 일주일만에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천만 원)를 모금하였다.문화예술계에서도 스스로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환불받지 않겠습니다
[사진출처] 트위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 공연까지 600여 편의 공연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두 무료로 공개하였고,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를 비롯하여 유명 오케스트라들이 온라인으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한 사례는 유명하다. 매년 5월에 열리는 베를린 연극축제(Theatertreffen)도 가상 공간에서 개최(Virtual Festival)되었다. 음악가나 예술가 개인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공연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 자체는 수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는 당장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자신의 ‘작업’을 지속시켜나가는 활동이기도 했다.그런데 수업도 일도 만남도 모두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데에 지친 사람들은 쏟아지는 온라인 행사에 피로감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자기 활동 반경 안에서 적정한 거리를 두고 대면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행사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홈스쿨링과 육아로 지친 부모들, 함께 놀 친구를 잃은 아이들도 대안적인 놀이로서 특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기 동네의 재발견에 나섰다.

‘우리 동네’에서 놀자

베를린과 함부르크 등 북독일 지역에서만 쓰이는 ‘키이츠’(Kiez, 동네)라는 단어가 있다. 이 지역만의 특별한 지역문화를 일컬을 때 많이 쓰인다. 예를 들어, 독일의 화가 이름을 딴 베를린의 ‘콜비츠 키이츠’는 콜비츠 광장을 중심으로 예쁜 카페와 상점이 많고, 광장에 주말마다 작은 시장이 들어서며, 동네 사람들이 자기의 물건을 내다 파는 벼룩시장도 열리는 곳이다. 코로나 시기에도 키이츠는 지역 상생의 공간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콜비츠 키이츠 지도 [사진출처] kiezografie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레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내에서 쇼핑, 먹거리 등을 해결하고 있고, 덕분에 키이츠 안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교육 행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네벤안’은 동네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동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올라오고, 그 해결책도 동네에서 찾는다. 잘 쓰지 않는 공구나 텐트 같은 용품을 공유하거나 자기가 쓰지 않는 시간 동안 자전거나 자동차를 빌려주기도 한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남을 주선하기도 하고, 아이의 연령대가 같은 가족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되어 놀이터에서 만나 놀기도 한다.

네벤안은 특히 코로나 시기에 지역 공동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로 노약자를 위해 시장을 봐주거나 병원에 데려다주기, 긴 시간 집을 비웠을 때 식물에 대신 물주기 등 필요한 사항을 올리면, 서로 연락해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다. 동네 중심의 실질적 생활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네벤안에서는 동네 예술가들의 공연이나 이벤트, 미술·연극 수업 등을 홍보하고 동네 중심의 발코니 콘서트를 기획하거나 작은 요리 워크숍을 기획하여 필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는 등 3~5인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조직하는 것을 돕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자 자기 집의 책장을 공유하고, 함께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문학의 밤’과 같은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발코니 콘서트를 제안하는 마틴 [사진출처] 네벤안

이 활동들은 네벤안에서 발행하는 매거진을 통하여 소개 된다. 네벤안은 코로나로 인해 자신의 작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된 예술가들을 위해서 동네 중심의 ‘판’을 마련해 주는 데에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직접 대면이 어려운 시기에 온라인이 최고의 대안이라도 되는 양, 홍수처럼 온라인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동시에 사람과의 만남에 더욱 소중한 가치를 느끼게 되면서, 문화와 예술이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깊어져 간다.

‘랜선’을 통해 ‘방구석’에서 오붓하게 즐기는 온라인 중심의 문화예술이 한 축을 차지한다면, 다른 한 축은사람과의 직접 만남을 통한 지역 생활권 내의 문화예술 경험이다. 코로나 위기를 통해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감정과 표정, 숨결의 공유가 그만큼이나 귀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어느 해보다 날씨가 더욱 좋았던 베를린의 2020년 봄, 여름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동네의 작은 소식에 눈과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예전과 같은 과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이 동네에서 나는 어떻게 스며들 것인가.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의 화두일 수밖에 없다.

[참고자료]· 독일연방공보처· 성악가돕기· 베를린 연극제· 콜비츠 키이츠· 네벤안 매거진

코로나 시대, 독일에서 살고 있는 동양인 여성의 삶은 안전한가?

“칭챙총”, “어디서 왔냐? 독일에 결혼하러 왔느냐?” 노골적인 플러팅

나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 불쑥 “칭챙총(중국어 소리를 흉내 내는 말)”이란  말을 던지거나, 다짜고짜 “니하오” “곤니찌와” “차이나?” “베트남?”이라고 말을 걸거나, 노골적으로 플러팅(flirting, 호감을 나타내거나 얻기 위한 목적으로 유혹하는 행위)을 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불쾌하고 화가 난다. 특히 한국 여성에게 “한국 여자들은 쉽더라” “하룻밤 자는 데 얼마냐” “맛있게 생겼다” “독일에 결혼하러 왔느냐”고 말하는 (백인) 남자들을 보면 같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런 말 하지 말라, 그만해라, 진짜 알고 싶어서 하는 말이냐, 당신이 한 말은 성희롱적이고 차별적이다”라고 말하면 사과하지 않거나 “장난이다, 너는 유머를 모르냐”고 한다. 심지어 “(플러팅하는 것은) 독일 문화다, 칭찬이다”라는 허무맹랑한 말까지 한다. “모욕적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항의해서 끝까지 사과를 받아내기도 하지만, 그러고 나면 진이 다 빠진다. 

그런 그들은 요즘 하나를 더했다. “코로나 인종차별”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달, U반에서 한 남자가 나를 보더니 “칭챙총”이라고 했다. 보통 “당신 나 아냐? 그런 말 하지 마라”고 대꾸하지만, 그날은 피곤했고 언쟁을 하고 싶지 않아 ‘그만하라’는 뜻으로 불쾌한 얼굴로 그 남자를 빤히 바라봤다. 그는 건너편 남자에게 ‘저 여자 왜 저러냐’는 듯한 표정으로 “코로나”라고 말하며 서로 웃었다. 나는 그 사람들과 같은 칸에 있기 싫어 벌떡 일어나 다른 칸으로 갔다. 뒤에서 “그래, 내가 원하던 게 그거였어”라는 소리가 들렸다. 

한 여성은 얼마 전 혼자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근처에 있던 남자 무리 중 한 명이 그에게 다가와 얼굴 가까이에 대고 “콜록콜록” 기침하는 시늉을 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남자들이 깔깔거리며 웃었고, 다른 한 명이 또 와서 똑같이 기침을 해댔다. 여성은 혼자서 남자들을 상대하는 게 무섭고 당황스러워 자리를 피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었지만, 오히려 제대로 화를 내거나 반응하지 못했던 자신을 탓했다. 

혐오와 폭력으로 이어지는 범죄 

유럽에서도 COVID-19 의 위험이 제기되고, 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됐다고 보도되면서 아시아 인들에 대한 공포와 혐오는 더욱 분명해졌다. 1월 말 한 중국인 여성이 베를린의 한 길거리에서 독일 여성 2명에게 이유 없이 인종차별이 담긴 욕설과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독일의 대표 주간지인 슈피겔이 2월 표지에 “코로나 바이러스(CORONA-VIRUS)”를 다루면서 방독면을 쓴 아시아인과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문구를 포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독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공포를 일으키고 손가락질을 하거나, 심지어 인종차별을 일으키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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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egel 2020/6 표지

지난 4월 25일, 베를린 U반 안에서 한국인 유학생 부부가 5명의 독일인 남녀에게 인종차별과 성희롱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가해 남성 중 한 명은 한국인 여성에게 혀를 날름거리며 “결혼은 했냐, 너 섹시하다” 등의 발언을 하며 여성의 손에 자기 입을 갖다 대며 희롱했다. “그만하라! 너희 행동은 인종차별적이다”라고 하는 말도 소용이 없었다.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경위를 듣고 “인종 차별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건 접수를 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인종차별주의자란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여성은 곧바로 주독 한국대사관 긴급 영사전화를 했고, 대사관 측이 경찰과 통화한 뒤 사건은 접수됐다. 그러나 경찰은 서류에 ‘성희롱’을 뺀 채 ‘모욕’과 ‘폭력’ 혐의로만 사건을 접수했다. 

독일의 언론 보도 

코리엔테이션(Korientation e.V.)은 아시아계 독일인들이 모인 이민자 조직으로, 독일 사회, 문화, 미디어, 정치 등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코로나 이후 더욱 심각해진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와 이를 조장하는 언론과 미디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독일 언론과 미디어에서 사용하는 이미지와 언어가 현실에서 어떻게 혐오와 차별로 반영되는지 밝히고 있으며, 이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과 폭력을 다루는 매체도 늘었다. 한국 여성인 박초이 씨는 Rbb Kultur(베를린-브란덴부르크 방송)와 인터뷰(2020.04.03)에서 최근 한 남성로부터 “나는 한국 여자를 좋아한다. 나는 이미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말을 들었고,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빅토리아 우 씨는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2020.04.18)에서 집 근처를 지나가던 중에 한 남성이 “너한테 소독 스프레이를 뿌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RBB24 방송과 인터뷰한 또 다른 한국 여성 박민지 씨는(2020.04.29) 최근 길거리에서 10대 남자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코로나!! 코로나!!”라는 말을 들었다. 15년 가까이 독일에 산 그는 “독일인 남편과 다닐 때는 그런 일을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MDR(중부독일방송 2020.04.30)에서는 “나를 코로나로 부르지 마라(Don’t Call Me Corona)”는 제목으로 6명의 중국인(5명이 여성)이 최근 코로나와 관련한 인종차별 경험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여성단체, 아시아 이민자단체, 독일 내 시민단체, 정당의 연대 필요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와 폭력 범죄를 우려하는 각 국가 대사관들의 입장 발표가 있었지만, 나의 삶은 여전히 불안하다. 참다못해 독일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들로 구성된 미투 아시안즈(Metoo-Asians e.V.)가 “코로나바이러스는 국적을 모른다 #Corona_kennt_keine_Nationalität”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독일 내 아시아 이주민들의 사회정신건강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겝게미(GePGeMi e.V.) 또한 코로나 상황에 증가하는 인종차별 사례를 접수받고, 독일 반차별 교육사업 연맹(BDB e.V.)과 연대하여 활동하고 있다. 최근 한인 부부 피해 사건이 발생했던 베를린 샬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구의 독일 녹색당(Bündnis 90/Die Grünen)은 이 사건을 심각한 인종차별과 성차별 사건으로 파악하고 오는 지역 모임의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 베를린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문제는 해당 사이트에 익명으로 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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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녹색당

한 독일 남성이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처음으로 차별을 당해 봤다. 본인은 감염되지도 않았고, 건강한데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랬구나”라고 말했지만 ‘이제라도 경험해서 다행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공기처럼 차별과 폭력, 성희롱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B.C(기원전)는 Before Corona(코로나 전)라고 하지 않은가.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독일 사회는 그들이 진짜 열린 사회(offene Gesellschaft)를 지향하는가 아닌가의 기로에 섰다. 이들이 두려워하는 진짜 바이러스는 무엇인지, 그 바이러스는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지, 이 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가치를 기초로 그들의 삶과 태도를 재정립해야할지 사유하고 배워야 할 때다. #Rassismus_ist_ein_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