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독일의 생활 중심 문화예술교육

*소나기랩은 매주 발행되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웹진인 아르떼 365+에 코로나 이후 독일의 생활 중심문화예술교육 <이웃에 귀 기울이며 동네에 스며들기>를 발행하였습니다.

동네 소식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새로운 소식이 전파되는 경로, 새로운 소식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관찰해볼 만한 일이다. 처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도시 봉쇄로 인해 텅빈 우한(武漢) 거리 모습이 뉴스로 연일 보도되고, 플라스틱 물통을 방역 장비로 쓰는 우스꽝스러운 모습 등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으며, 봉쇄로 치료를 받으러 가지 못하는 딸을 살리기 위해 바리케이드 앞에서 울부짖는 어머니의 모습 등이 드라마틱하게 전해져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것이 모두의 일이 될지 예견하지 못한 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팔짱을 끼고 바라보았다.

그러나 지난 1월, 국내에도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이제는 중국이 아니라 우리 동네 소식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해졌으며, 내 생활반경 안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전국 상황도 중요했지만, 내가 사는 지역 상황이 궁금해진 사람들은 시나 구의 홈페이지, 지역 맘카페를 드나들면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했다.

베를린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2월 말, 이탈리아로 스키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대거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되고, 급속도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3월 중순에는 학교와 유치원, 레스토랑 등이 문을 닫고, 대부분의 회사원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전국뉴스보다는 지역뉴스와 신문을 확인하면서 자기 동네의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독일은 기본적으로 주 정부별로 다른 시스템과 정책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로 주별로, 도시별로 혹은 지역구 별로 다르게 진행되었다.


가상으로 진행된 베를린 연극축제
[사진출처] 베를린 페스타

국가지원부터 지역사회의 후원과 지지까지문화예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독일 헌법은 예술을 사회가 보호해야 할 귀중한 가치로 정하고 동시에 문화정책 수립과 관련된 주요 역할을 연방 정부가 아닌 16개 주 정부에 위임하고 있다. 주 정부도 행정의 주체라기보다는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그려주는 역할을 담당할 뿐 실질적으로는 시·군 규모의 지방자치단체들과 지역 문화예술기관 당사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의 강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독일의 문화예술은 지역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오랜 전통이 있었고, 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예술가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하는 것을 사회적 책임으로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프리랜서/소기업/자영업자에게 ‘즉시 지원금(Soforthilfe)’을 지급할 때 문화예술인을 포함하였다.

베를린의 1인 자영업자(문화예술인 포함)부터 5인 이하의 팀 및 소기업에는 3개월간 최대 9천 유로(한화 약 1천 200만 원)의 직접 지원금을 지급하였으며, 10인 이하에는 최대 1만 5천 유로(한화 약 2천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였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행사가 취소되고, 입장권이 환불 조치되면서 이로 인해 예술가 사회보험* 가입자들의 수입이 끊기고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을 고려하여, 변동된 예상 수입을 신고하여 보험료를 재산정하거나, 보험료 납부가 어려울 경우 지불 조건 완화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술가 사회보험(Künstlersozialversicherung) : 대부분의 예술가가 고용 관계에 놓이지 못하고 자영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적은 소득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따라 고용 관계를 갖지 못한 프리랜서 예술가들을 사회보험체계 안에서 보장하기 위해 독일 연방정부에서 1981년에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법적 사회보험 가입대상의 자격을 취득하여, 근로자와 같이 의무적으로 연금보험, 의료보험 및 요양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예술가 역시 근로자와 동일하게 사회보험료의 50%를 자기가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국가가 20%, 언론, 출판사, 갤러리 등의 저작권 사용자가 30%씩 납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또 예산이 지원되었던 문화 프로젝트 및 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조기 종료되는 경우, 공공 예산 및 보조금법률에 따른 사례별 조사 후 이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소비된 예산은 회수하지 않기로 하였고, 행사 취소로 인해 남은 예산만 반납하도록 했다. 이 밖에 소상공인, 프리랜서(예술가 포함)의 6개월간 주거비 보조를 위해 110억 유로(한화 약 15조 4천억 원)를 추가 지원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문화예술에 대한 든든한 지원과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지이다. 앞서 언급한 국가 및 주 차원의 지원 이외에도 #Saengerhilfe(성악가돕기), #support your local artist(지역예술가 돕기), #join us at home(집에서 함께해요), #ich will kein geld zurueck(환불받지 않겠습니다.) 등의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 등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성악가돕기 운동에는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참여하면서 일주일만에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천만 원)를 모금하였다.문화예술계에서도 스스로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환불받지 않겠습니다
[사진출처] 트위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 공연까지 600여 편의 공연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두 무료로 공개하였고,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를 비롯하여 유명 오케스트라들이 온라인으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한 사례는 유명하다. 매년 5월에 열리는 베를린 연극축제(Theatertreffen)도 가상 공간에서 개최(Virtual Festival)되었다. 음악가나 예술가 개인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공연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 자체는 수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로서는 당장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자신의 ‘작업’을 지속시켜나가는 활동이기도 했다.그런데 수업도 일도 만남도 모두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데에 지친 사람들은 쏟아지는 온라인 행사에 피로감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자기 활동 반경 안에서 적정한 거리를 두고 대면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행사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홈스쿨링과 육아로 지친 부모들, 함께 놀 친구를 잃은 아이들도 대안적인 놀이로서 특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기 동네의 재발견에 나섰다.

‘우리 동네’에서 놀자

베를린과 함부르크 등 북독일 지역에서만 쓰이는 ‘키이츠’(Kiez, 동네)라는 단어가 있다. 이 지역만의 특별한 지역문화를 일컬을 때 많이 쓰인다. 예를 들어, 독일의 화가 이름을 딴 베를린의 ‘콜비츠 키이츠’는 콜비츠 광장을 중심으로 예쁜 카페와 상점이 많고, 광장에 주말마다 작은 시장이 들어서며, 동네 사람들이 자기의 물건을 내다 파는 벼룩시장도 열리는 곳이다. 코로나 시기에도 키이츠는 지역 상생의 공간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콜비츠 키이츠 지도 [사진출처] kiezografie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레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내에서 쇼핑, 먹거리 등을 해결하고 있고, 덕분에 키이츠 안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교육 행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네벤안’은 동네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동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올라오고, 그 해결책도 동네에서 찾는다. 잘 쓰지 않는 공구나 텐트 같은 용품을 공유하거나 자기가 쓰지 않는 시간 동안 자전거나 자동차를 빌려주기도 한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남을 주선하기도 하고, 아이의 연령대가 같은 가족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되어 놀이터에서 만나 놀기도 한다.

네벤안은 특히 코로나 시기에 지역 공동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로 노약자를 위해 시장을 봐주거나 병원에 데려다주기, 긴 시간 집을 비웠을 때 식물에 대신 물주기 등 필요한 사항을 올리면, 서로 연락해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다. 동네 중심의 실질적 생활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네벤안에서는 동네 예술가들의 공연이나 이벤트, 미술·연극 수업 등을 홍보하고 동네 중심의 발코니 콘서트를 기획하거나 작은 요리 워크숍을 기획하여 필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는 등 3~5인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조직하는 것을 돕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자 자기 집의 책장을 공유하고, 함께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문학의 밤’과 같은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발코니 콘서트를 제안하는 마틴 [사진출처] 네벤안

이 활동들은 네벤안에서 발행하는 매거진을 통하여 소개 된다. 네벤안은 코로나로 인해 자신의 작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된 예술가들을 위해서 동네 중심의 ‘판’을 마련해 주는 데에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직접 대면이 어려운 시기에 온라인이 최고의 대안이라도 되는 양, 홍수처럼 온라인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동시에 사람과의 만남에 더욱 소중한 가치를 느끼게 되면서, 문화와 예술이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깊어져 간다.

‘랜선’을 통해 ‘방구석’에서 오붓하게 즐기는 온라인 중심의 문화예술이 한 축을 차지한다면, 다른 한 축은사람과의 직접 만남을 통한 지역 생활권 내의 문화예술 경험이다. 코로나 위기를 통해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감정과 표정, 숨결의 공유가 그만큼이나 귀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어느 해보다 날씨가 더욱 좋았던 베를린의 2020년 봄, 여름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동네의 작은 소식에 눈과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예전과 같은 과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이 동네에서 나는 어떻게 스며들 것인가.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의 화두일 수밖에 없다.

[참고자료]· 독일연방공보처· 성악가돕기· 베를린 연극제· 콜비츠 키이츠· 네벤안 매거진

위태로운 독일 자동차 산업, ‘구독’으로 돌파구 찾는다.

-BMW·벤츠부터 스타트업까지 뛰어들어…장기리스·카셰어링 장점 모두 갖춰 ‘인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독일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독일의 중심 산업인 자동차 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올해 3월 유럽 내 자동차 매출 감소 폭이 52%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감소 폭인 27%보다 크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감소 폭은 이탈리아 85%, 프랑스 72%, 영국 44%, 독일 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2020.1.2)과 이후(2020.3.19)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 비교(폭스바겐, BMW, 벤츠)©statista>

독일은 폭스바겐·BMW·벤츠·아우디를 비롯한 유럽 소재 완성차 기업들이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2020년 3월 중순부터 최대 4월 19일까지 자동차 생산 라인 가동을 중지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 차량 생산·판매가 3월 중순을 기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보쉬·콘티넨탈·ZF와 같은 자동차 부품 기업들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구독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많은 자동차 기업들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공유 경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의 사례를 참조한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자동차 구독제를 통해 업체가 보유한 차량을 고객이 골라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렌트나 리스와 달리 여러 대의 차량을 취향이나 필요에 따라 바꿔 가며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기간 약정이 짧고 세금·보험·정비 부담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테크내비오’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구독 시장은 2023년 78억8000만 달러(약 9조7247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기업들이 주목한 현대차의 마케팅 

독일의 저명한 자동차 경제학자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독일자동차산업연구센터 교수는 ‘디 차이트’지 기고에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시행했던 방법을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동차 구독 서비스의 유효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미국 시장에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는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가 1년 이내에 실직하면 판매된 차를 되사주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에 힘입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2008년 3%대였던 점유율을 이듬해 4.6%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며 두덴회퍼 교수는 위기에 적절한 마케팅 또는 서비스가 자동차 산업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 해결책이 자동차 구독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독일에서 자동차 구독제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들은 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BMW·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포르쉐 등 기존 자동차 생산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은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 이외에 이미 장기 리스나 렌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여기에 구독 서비스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주로 더 저렴한 가격과 합리적인 조건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차종을 경험하게 해봄으로써 부수적으로는 자사 자동차에 대한 홍보·마케팅의 효과를 얻는다. 예외적으로 포르쉐와 캐딜락은 프리미엄 모델만을 구독제 가능 모델로 선정해 VIP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구독 서비스 Abo-a-car © Volkswagen>

둘째, 전통적인 렌터카 회사들이다. 이들은 기존 렌터카 옵션에 구독 옵션을 추가해 소비자와 장기 계약하고 렌터카보다 저렴한 가격에 장기간 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현재 대형 렌터카 회사 중에서는 식스트(SIXT)가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지역에 따라 다양한 중소 렌터카 업체들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ixt의 구독 서비스 Sixt Flat © Sixt>

셋째, 자동차 구독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자동차 회사와 고객을 중개해 주는 역할을 하고 보증금 등이 없이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3분 만에 구독할 수 있기 때문에 간편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들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고 구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주 종목으로 내세운 스타트업 © Cluno>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가장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다양한 회사의 다양한 모델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자동차 구독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은 클루노·라이크투드라이브·바이브라카·카십·카밍가·올인원카스가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 트렌드 미리 경험할 수 있어 

자동차 정기 구독 서비스는 기존의 자동차 장기 리스 서비스와 카셰어링의 장점만을 결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제공하는 업체에 따라 최소 구독 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까지 두고 있고 최소 구독 기간 이후 구독 차량을 다른 모델로 바꿔 이용할 수 있다. 주유비 이외에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 즉 세금·보험료·수리를 비롯한 자동차 유지비 등이 모두 월 정기 구독료에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는 짧은 기간 독일에서 거주하는 사람을 위한 단기 차량 렌터카 서비스가 되기도 하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에게 다양한 모델의 자동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겨울에는 이동 거리가 짧아 시내 주행에 적합한 작은 차량을 구독하다가 여름 휴가철에는 장거리 여행을 위한 큰 승합차로 구독하는 등 각 시기별 용도에 맞는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신차를 구매하기 전에 미리 다양한 모델의 차를 일정 기간 동안 미리 운행해 본 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체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구독 이후 구매 시 특별한 서비스를 추가로 받아 차를 구매할 수 있는 별도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독일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가 모빌리티에 관해 더욱 유연한 솔루션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위기가 소비 심리를 위축하면서 큰 지출이 필요한 영역, 장기간의 계약이 필요한 영역을 소비자들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염병으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가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도 구독제를 확장할 계획이고 자동차 구독 전문 업체들은 가입비를 면제해 주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독일 소비자들에게는 전기자동차의 구독에 관한 관심이 일반 자동차에 비해 더욱 높다. 지속 가능성의 측면에서 전기자동차를 이용하고 싶지만 현재 충전소 등의 전기자동차를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지 먼저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구독제는 전기자동차 구매 전 이를 경험해 보려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이 높은 편이다.

이는 독일에서의 자동차 구독 경제가 자동차 ‘구매에서 구독으로’의 단순한 경제적 전환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즉, 구독제는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해 소비자에게 선경험을 제공해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의 환경 및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정책 차원에서 구독제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제조업으로서의 산업이 아니라 미래 경제의 모범으로서 독일 자동차 산업의 발 빠른 변화가 주목된다.

*본 기사는 <한경Business>에도 발행되었습니다.

코로나에 잊히는 레스보스의 난민들

© pixabay

최근 우리는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인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도 그 여파가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코로나를 제외한 다른 쟁점들은 쉽게 잊히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 국가들이 자국민 코로나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최근까지도 주요 문제로 대두되던 레스보스 난민에 대한 결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지난 3월 초 코로나 감염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까지만 해도 유럽연합의 국가들이 그리스의 섬 레스보스 (Lesbos)에 도착한 2만여 명의 난민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가 큰 화제였다.

또 핀란드, 프랑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독일을 비롯한 8개의 유럽 국가에서 병력이 있거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1,600명의 아이를 먼저 받아들여 그리스의 고충을 덜어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그 후 확산하는 코로나 감염에 부닥쳐 난민 문제는 모두의 관심사를 떠난 지 오래다. 그리하여 아직 레스보스섬을 떠난 난민들은 하나도 없다.

여러 시민과 단체의 비판과 부름에 (#LeaveNoOneBehind) 독일은 이번 주 (4월 셋째주)에 500명의 아이를 데려오겠다고 발표했다. 룩셈부르크 또한 열 명 정도의 아이들을 데려올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룩셈부르크와 독일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아직 자세한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레스보스에는 2019년까지만 해도 6,000명 정도의 난민이 있었는데 최근 2만 명 정도로 급격히 늘어났다. 그 이유로는 터키가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가도록 국경을 열어준 까닭이 크다고 한다. 난민들은 대부분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등지에서 유럽을 향해 긴 여행을 해왔다고 한다.

레스보스는 급격히 늘어난 난민의 수에 섬 주민과의 마찰도 커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난민들이 거주하는 보호소의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모든 근무자는 그리스 정부와 유럽연합의 대답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레스보스 난민들 구출이 이 시기에 더 중요한 이유는 난민캠프의 환경이 전염병에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난민들은 부족한 환경에 화장실에 가거나 샤워를 한 번 하기 위해 20분에서 40분씩 물이 나오는 컨테이너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물 공급도 하루에 몇 시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비누로 손을 자주 씻는 게 쉬운 일일 수 없다. 더불어 그들은 9명까지 작은 텐트를 나누어 쓰는데 이러한 환경은 전염병에 가장 취약하다.

이제는 기약 없이 기다리는 난민에게 필수 의약품, 전기와 생수 공급에까지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음식이 부족한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스에는 약 10만 명의 난민들이 머물고 있으며 그중 보호소에 들어가지 못한 난민들도 3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이 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난민들도 있음을 고려할 때 이번에 그리스를 제외한 주변 유럽 국가들이 그중 1,600명을 돕기로 한 건 소수에 불과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 방역은 우리가 미처 관심 갖지 못한 이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며, 그러한 예외를 잊었을 때 그 누구도 코로나로부터 완전히 안전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참조:

https://www.tagesspiegel.de/themen/reportage/fluechtlingslager-moria-und-das-coronavirus-wenn-man-jetzt-krank-wird-hat-man-pech/25689280.html

https://www.tagesspiegel.de/politik/seehofers-versagen-holt-sie-aus-der-hoelle/25675426.html

https://www.tagesspiegel.de/berlin/nach-angaben-von-innensenator-geisel-berlin-will-bis-zu-100-gefluechtete-kinder-aufnehmen/25627520.html

https://www.tagesspiegel.de/themen/reportage/coronavirus-trifft-auf-fluechtlingskrise-die-doppelte-hoelle-von-lesbos/25649140.html

https://www.focus.de/politik/ausland/fluechtlingskrise-deutschland-laesst-zunaechst-50-minderjaehrige-fluechtlinge-aus-griechenland-einreisen_id_11719786.html

https://www.zeit.de/gesellschaft/zeitgeschehen/2020-04/fluechtlingslager-griechenland-coronavirus-infektionsschutz-fluechtlinge-egmr

https://www.tagesschau.de/ausland/fluechtlinge-eu-139.html

https://www.focus.de/politik/ausland/fluechtlingskrise-deutschland-laesst-zunaechst-50-minderjaehrige-fluechtlinge-aus-griechenland-einreisen_id_1171978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