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화산업진흥원] 유튜브에서 어학교재까지_이지 절먼(Easy German)

*본 글은 2020년 10월 23일 베를린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이은서 님의 “유튜브는 책이 될 수 있을까? Easy German의 가능성-유튜브 어학 컨텐츠에서 발견한 하이브리드적 상상력” 발표를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이 발표는 “미래를 준비하는 독일 출판계의 뉴미디어 시장 분석”이라는 주제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연구 지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재까지 총 4번의 강연 및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지 절먼은 2015년 폴란드 이민자 출신의 야누쉬(Janusz)라는 남성이 ‘거리에서 배우는 독일어(Learning German from the Streets)’라는 모토로 처음 시작한 유튜브 채널이다. 전 세계 독일어 학습자에게 살아있는 독일어 학습 자료를 위해 베를린과 독일 전역 여러 거리에서 사람들을 인터뷰한 영상과 스크립트(독일어와 영어)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 현재 이지 절먼은 82만 5천 명 구독자, 누적 조회수 71,305,597회, 최고 인기 영향 조회수 124만회를 기록하는 인기 채널이 되었다. 재생 목록을 통해 학습자의 언어 수준에 따라 A1부터 C2까지 영상을 선택할 수 있으며, 주요 문법 영상을 이용할 수 있다.  

설립자인 야누쉬는 이지 절먼을 필두로 이지 잉글리쉬, 이지 코리안을 비롯한 31개 언어 영상 채널을 보유한 네트워크인 이지 랭귀지(Easy Languages, 구독자 97만 3천 명)를 구축하였으며, 언어 학습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교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지 랭귀지의 총구독자는 약 200만 명이고, 누적 조회수는 1억 8천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지 절먼 팀이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생산되는 콘텐츠들은 굉장히 ‘정치적’으로 느껴진다. 그동안 업로드된 영상들은 독일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 경제, 역사, 사회, 문화 여러 분야 주제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 다음과 같은 영상 주제들을 한번 보라. 

“How Germans define the word ‘Ausländer’(독일인들은 ‘외국인’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Discrimination in Germany(독일의 인종차별)” “What Germans say about Donald Trump(독일인들이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  “What Germans from different regions think about each other(독일인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종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Integration in Germany(독일에서의 통합)” “What do Germans think about the European Union?(독일인들은 유럽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How to know a word’s gender(‘젠더’와 관련된 단어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Are you proud to be German?(당신은 독일인인 것이 자랑스럽나?)” 

굉장히 정치적이고 역사적이고 철학적이다. 물론 “독일에서 해서는 절대 안 되는 행동은?”과 같은 문화적인 요소나, “독일어 가정법 사용“과 같은 학습적인 요소를 포함한 콘텐츠도 많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된 인터뷰는 많은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현재 이지 절먼은 유튜브 영상 콘텐츠에서 팟캐스트로 확장되었고, 어학 애플리케이션과도 협업하고 있다. 매번 만들어지는 스크립트들은 영상, 오디오, 전자책, 종이책 등 각 매체의 특성에 따라 다른 형식과 내용에 맞게 유연하게 가공이 가능하다. 특히 독일어 학습자를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유료) 스크립트는 기존의 어학서들보다 훨씬 살아 있는 어학 교재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지 절먼은 유튜브 광고 수익뿐만 아니라 ‘패트리온(Patreon)’이라 부르는 구독자들의 후원금에 의해서 운영되는 독특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패트리온은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직접 수익 구조를 만들어 주기 위해 2013년 미국에서 처음 생겼다. 그림, 영상, 소설,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는 패트리온에게 정기적 혹은 일시적 후원을 받고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형태다. 

이지절먼은 현재 약 3,500 명의 패트리온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1달러에서 10달러까지 매주 후원금을 내고 있다. 현재 이 후원금으로 4명의 정직원 월급을 해결하고 있으며, 정직원 외 4명의 파트타임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고, 광고 수입 등으로 이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후원 금액에 따라 패트리온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도 차별을 두고 있다. 

  • 1달러:  일요일 에피소드의 스크립트와 단어 목록, 씨드랭*앱 시범 이용권 제공 
    *대화형 비디오 플래시 카드를 통해 독일어를 가르치는 언어 학습 앱으로 2017년부터 이지 절먼과 협력하고 있다. 앱을 통해 5,000개의 단어 암기를 암기하고, 독일어 성(여성/남성/중성) 훈련시키며, 독일어 문법도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 2달러: 1달러 서비스+팟캐스트에 사용된 언어의 단어장, 인터렉티브 스크립트 제공, 일반 시청자들보다 더 빨리 유튜브 영상 이용 제공
  • 3달러: 2달러 서비스+자막 없이 영상을 시청하여 청취 향상 기회
  • 5달러: 3달러 서비스+영상 제작 에피소드 영상 별로 제공
  • 10달러: 5달러 서비스+슬랙 그룹에 초대되어 이지 절먼 멤버들과 실시간 채팅 기회 제공

이 같은 패트리온 운영은 돈을 지불하는 사람을 ‘소비자’로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멤버, 후원자’로 설정해 이지 절먼 커뮤니티 및 멤버십을 구축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커뮤니티 안에서 멤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컨텐츠 생산에 반영하기도 한다.  

2019년 10월 시작한 팟캐스트는 매주 2~3회씩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나누는 이야기가 업로드되고 있다. 팟캐스트가 재생되면서 자동으로 단어장(Vocabulary Helper)가 켜지고, 어려운 독일어 단어를 영어로 번역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 팟캐스트의 단어장 기능은 팟캐스트를 청취하는 청취자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이상 이지 절먼의 사례를 통해 소나기랩에서는 이지 절먼이 뉴미디어로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꼽아 보았다. △유튜브(영상)-팟캐스트(오디오)-스크립트, 단어장, 어학교재(종이책) 로의 다양한 넘나듦 △패트리온을 통한 수익 확보와 차별적 서비스 △멤버십 및 커뮤니티 구축과 활발한 소통, 상호작용 

끝으로 소나기랩에서 현재 하고 있는 글 위주의 컨텐츠 생산을 넘어설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 제작 방식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글이 아닌 영상이 갖는 힘은 현재 폭발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산업을 통해서도 볼 수 있었다(현재 독일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사려고 할 때, 여전히 제품 홈페이지, 구글이나 블로그 후기와 평점, 주변 사람들의 추천 등을 참고하지만, 이제는 트위터나 유튜브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금은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텔레비전 광고를 만드는 것보다 유명한 유튜버와 같은 인플루언서를 통해 제품 홍보를 하는 것이 훨씬 더 파급력 있고 효과적인 시대가 되었다. 

좋은 컨텐츠, 이것을 적절하게 배달하는 미디어,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 및 조직, 수익 구조가 필수적이다. 한국과 독일 양쪽에 각각의 최신 동향과 정보를 제공하고자 만들어진 리서치 네트워크 소나기랩에는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진 운영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자의 관심 주제들을 어떻게 계속 컨텐츠화 시키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https://www.easygerman.org/
https://www.youtube.com/c/EasyGerman/featured